국내에서 전파력이 강한 인도발 ‘델타 변이’에 이어 ‘델타 플러스 변이’까지 검출되면서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이미 국내 우세종이 된 델타 변이는 검출률이 60%를 넘어서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1주일(7월 25∼31일) 델타 변이 검출률은 61.5%였다. 1주 전(7월 18∼24일) 48.0%와 비교하면 한 주 사이 13%포인트 이상 늘었다. 전문가들은 델타 플러스 변이가 델타 변이처럼 유행하지 않도록 서둘러 차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델타 플러스, 4차 유행 변수 되나
델타 플러스 변이는 인도발 델타 변이에 ‘K417N’ 등의 돌연변이가 추가된 바이러스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델타가 부모라면 델타 플러스는 그 자식인 셈”이라며 “델타의 확산 규모가 델타 플러스를 압도하고 있지만 앞으로 상황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델타 변이 초기처럼 델타 플러스 변이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기존 백신과 치료제 효과도 장담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알려진 대로라면 전파력은 델타 변이와 비슷하다. 델타 변이 전파력은 기존 바이러스 대비 2.4배 수준. 백신 항체를 무력화시키는 정도는 델타 플러스가 비(非)변이 바이러스에 비해 2.7∼5.4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국내에서 델타 플러스가 나타난 것 자체가 좋지 않은 신호”라고 우려했다. 정 교수는 또 “분명한 건 2명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국내에서 델타 변이의 전파력이 영국보다 더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델타 플러스 변이가 그냥 넘어가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방역당국은 지나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델타 플러스 변이는 모든 성질이 델타 변이와 비슷한데 일부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는 바이러스”라고 말했다.
○ 지역사회 확산 우려
현재까지 확인된 국내 델타 플러스 변이 감염자는 40대 남성 A 씨와 50대 남성 B 씨 2명이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에 감염된 A 씨 자녀의 경우 “검체 분석이 불가능한 경우지만 역학적으로 (A 씨와) 동일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특히 A 씨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B 씨는 미국 여행 후 지난달 23일 입국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감염 경로가 명확하다. 하지만 A 씨는 해외 체류 이력이 없어 당국은 A 씨가 지역사회 노출을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에 나섰다. 조사가 끝나면 국내 델타 플러스 변이 감염자 수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방역당국이 서울에 있는 A 씨 직장 동료 등 280명을 조사한 결과 아직 추가 확진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금 가장 시급한 일은 모든 자원과 인력을 투입해 델타 플러스 감염자의 접촉자 및 감염 경로를 찾는 것”이라며 “추가 전파를 막아 델타 플러스 확산을 여기서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잇따른 악재…거리 두기 연장되나
국내 델타 플러스 변이 감염자 2명은 모두 백신을 맞은 뒤 코로나19에 감염된 돌파감염자다. 두 사람 모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2주가 지난 뒤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돌파감염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백신 접종자가 해외에서 입국할 때 격리를 면제해주는 제도는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델타 플러스 변이의 국내 발견과 돌파감염 확산 등 통제해야 할 변수가 늘어나면서 현행 사회적 거리 두기(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가 연장될 가능성도 커졌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달 27∼29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달 23일에 시행한 ‘수도권 거리 두기 4단계 연장’에 국민 84%가 찬성했다고 밝혔다. 현행 거리 두기 적용 시한은 8일까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