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100달러 영화소품 환전 적발…이번엔 60대가 79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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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4일 10시 33분


영화소품용으로 제작된 달러 위조지폐 © 뉴스1
영화소품용으로 제작된 달러 위조지폐 © 뉴스1
KB국민은행에서 영화 소품용으로 제작한 미화 100달러 위조지폐 797장을 원화 9000만원으로 환전하려던 60대 남성이 적발됐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30분께 인천 국민은행 신현동지점에서 A씨(68)가 미화 100달러 위조지폐 797장을 갖고 환전을 시도했다. 미화 7만9700달러 어치로 이를 원화로 바꿨다면 9150만원이다.

창구에 있던 은행 직원은 화폐의 재질과 인쇄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곧바로 위폐 감별기에 넣어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후 고객을 잠시 대기하도록 한 후 경찰에 신고했고 A씨는 현장에서 체포했다. A씨는 이 위조지폐를 아들로부터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점 직원이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아채고 곧장 팀장에게 보고했고, 본점에 위폐 이미지를 보내 의견을 구하는 등 기본적인 절차를 잘 준수했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소품용 위조지폐를 환전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말부터 전국적으로 발생하다가 한동안 잠잠한 뒤 올 3~4월에도 서울에서 10여장이 발견되기도 했다. 다만 수백장을 환전하려다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환전 시도를 했던 100달러 위조지폐에는 ‘FOR MOTION PICTURE USE ONLY’(영화 소품용), ‘THIS IS NOT A LEGAL TENDER’(화폐가 아닙니다)라는 글이 인쇄돼 있다. 일련번호는 ‘DB66688803Z’로 동일하다. 또 숨은 그림, 색 변환 잉크, 입체형 부분 노출 은선 등 위조 방지 요소가 없고 일반 용지를 이용해 복사했다. 은행 관계자는 “조금만 신경 쓰면 위폐라는 것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에선 대부분 환전 과정에서 위조지폐를 발견하고 있다. 그렇지만 영화 소품용 미화 100달러를 환전하러 오는 이들은 이번 사건과 같이 대개 고령층으로 위조지폐라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경찰 조사 후 훈방 조치가 이뤄졌다고 한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미국 달러 위폐는 지난해 약 6억달러가 적발된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의 약 4억 달러 대비 20% 늘어난 수치다. 위폐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면서 국정원 국제범죄정보센터는 각종 피해 유형과 대처법을 실제 사례와 함께 알기 쉽게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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