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사제인 김대건 신부(1821∼1846) 탄생 200주년을 앞두고 김 신부 생가가 있는 충남 당진시 우강면 솔뫼성지가 분주하다.
2일 솔뫼성지에는 평일인데도 전국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은 최근 문을 연 천주교복합예술공간인 ‘기억과 희망’을 비롯해 김 신부 생가를 탐방하고 솔밭을 걷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생가는 1784년 한국천주교회 창설 직후부터 김 신부의 증조할아버지, 작은할아버지, 아버지, 김 신부까지 4대가 살았던 곳. 가톨릭교계는 그가 순교한 지 100년이 되던 1946년 당진 솔뫼마을을 성지로 조성했다. 로마교황청은 1984년 그를 ‘성인(聖人)’으로 추대했다. 주변에는 김대건 신부상(像), 소나무 숲, 기념성당 및 기념관, 십자가의 길과 최근 개관한 복합예술공간(기억과 희망)이 들어서 있다.
이영희 솔뫼성지 문화관광해설사는 “천주교 복합예술시설을 품은 솔뫼성지가 종교를 넘어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희망을 이어주는 순례 관광 자원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주교대전교구와 당진시는 김 신부 탄생 200주년(8월 21일)을 전후로 14일부터 22일까지 솔뫼성지 일대에서 다양한 기념행사를 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상당수 행사는 비대면으로 전환됐다. 주요 행사는 △종교행사(탄생 200주년 희년 감사미사) △문화예술행사(기념음악회, 김대건 신부 뮤지컬, 인문학 강의 등) △학술행사(국제학술심포지엄, 김대건 신부 특별 기획전시 등) △공익행사(남북평화의 날, 기후위기―감염병 종식 기원 행사 등) △온라인행사(김대건 신부 집콕 키트, 인스타그램 방탈출 등)로 나뉘어 열린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및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 등에 따라 대단위 행사는 취소됐다. 다른 행사들은 축소 또는 비대면으로 전환됐다. 또 김대건 신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으로도 송출된다.
최근까지 200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매일 회의를 열어 온 당진시는 올해를 ‘김대건의 해’로 선포하고 캐릭터와 기념 메달을 출시했다. 또 솔뫼성지∼합덕제, 수리민속박물관∼합덕성당∼합덕제중수비∼원시장, 원시보우물∼무명순교자의 묘∼신리성지에 이르는 13km 버그내순례길도 정비했다. 솔뫼성지 일대 1km 구간을 김대건 신부 탄생의 길로 지정하기도 했다.
충남도서관 기획전시실에서는 14일까지 ‘버그내순례길 사진전’도 열린다. 당진시 소셜미디어 서포터스 5기이자 당진교육지원청 시민기자로 활동하는 이문희 씨가 ‘대한민국 산티아고 순례길’이라 불리는 버그내순례길을 담은 사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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