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학대’ 인천 어린이집 원장 등 7명 모두 실형 구형

  • 뉴시스
  • 입력 2021년 8월 9일 1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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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장애를 앓고 있는 원생을 포함한 10명의 아이들을 학대한 혐의를 받는 교사 6명과 방조한 혐의를 받는 어린이집 원장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인천지법 형사2단독 이연진 판사의 심리로 열린 9일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등의아동학대가중처벌)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어린이집 보육교사 2명에 대해 징역 5년과 4년을 각각 구형하고 이수명령과 취업제한 10년을 요구했다.

검찰은 또 불구속기소된 보육교사 등 4명에 대해 징역 2년, 징역 1년 6개월, 징역 1년 등을 각각 구형하고 이수명령과 취업제한 명령을 요청했으며,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등의아동학대가중처벌) 방조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원장 A(46·여)씨에게는 징역 3년과 이수명령 및 취업제한 1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구속 기소된 피고인들은 자백을 하고 있으나 보육교사 경력이 상당히 길어 이들의 훈육태도가 다른 교사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불구속 기소된 피고인들은 자백하고 있으나, 아동 학대의 횟수가 상당하고 피해 부모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구형 사유를 밝혔다.

또 ”어린이집 원장 A씨는 교사들의 아동학대 의심 행위를 목격하거나 보고 받고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고, 수차례 지각과 무단결근을 반복하면서 범행을 방조했다“며 ”사건이 불거진 뒤 교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진술을 맞추자고 하거나, 기자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고 하는 등 범행 후 정황이 좋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 등은 최후 진술을 통해 모두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피해 아동과 부모님들에게 죄송하다“면서 선처를 호소하며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했으나, 교사 일부는 상습 학대에 대한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원장 A씨는 이날 재판에서도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자신이 관리해야 하는 어린이집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도 ”피해 사실을 몰랐다는 주장에 대해 믿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속 기소된 보육교사 2명은 녹색 수의를 입은 상태로 법정에 출석했으며 어린이집 원장 등 보육교사 5명은 불구속 상태에서 이날 재판에 출석했다.

이날 재판에 참석한 피해 아동 학부모들은 의견 진술을 통해 가해 교사와 원장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며 눈물을 흘렸다.

한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법정에서 ”어린이집에서 학대를 당한 아이는 한번에 유산을 겪고 9년 만에 얻은 소중한 아이”라면서 “사랑으로 자식을 키우고 엉덩이 한번, 꿀밤 한번 떄리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 아이는 해당 어린이집에서 총 26번의 학대를 당했다”며 “아이는 장난감 정리를 하지 못하거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했고 심지어 어린이집 교사는 이유 없이 아이를 학대하기도 했다”고 호소했다.

한 학부모는 “우리 아이들은 지옥 같은 어린이집에서 상습적으로 학대를 당했다”며 “아이들을 생각하고 또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육교사들이 반성을 한다는 이유로 죄를 가볍게 여기지 말고 엄벌에 처해달라”고 눈물을 흘리며 호소했다.

또 다른 어머니도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아이는) 자폐증 증상이 있고 발달이 조금 느리지만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아이다. 의사표현이 서툴고 말을 하지 못해 세심한 보호를 받아야 할 아동이다”면서 “아이의 담임교사는 ‘피해아동을 너무 사랑하고 이뻐한다.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손을 댄 적이 없다’며 눈물을 흘리며 호소해 담임 교사를 믿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아이들을 안전하게 돌봐야 할 어린이집에서 그런 공포 속에서 자식을 학대하는 선생님께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며 “저희들의 탄원서를 가볍게 여기지 말고, 가해 교사들을 엄벌에 처해달라”고 말했다.

피해 아동 학부모들이 눈물을 흘리며 진술이 이어가자 법정에 있던 다른 학부모들도 눈물을 함께 흘렸다.

A씨 등의 선고기일은 다음달 6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어린이집 교사 6명은 지난해 11~12월 인천 서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자폐증을 앓고 있는 원생 B(5)군과 C(1)군 등 10명을 상습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어린이집 원장 A씨는 해당사건과 관련 이를 방조한 혐의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해당 어린이집 3명의 교사가 분무기를 이용해 B군의 머리에 물을 뿌리거나 C군의 몸을 손으로 폭행한 것으로 확인했다.

교사들은 피해 아동들이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머리채를 잡아끌고가 폭행하거나 교부장 위로 올라갔다는 이유로 손바닥으로 피해 아동의 배를 때리는 등 상습적으로 폭행을 일삼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한 교사는 원생을 사물함에 넣고 문을 닫는 행동을 하거나 기다란 베개를 휘두르기도 했다.

조사결과 보육교사 6명은 장애아동 10명을 상대로 총 263차례에 걸쳐 학대한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발달 장애를 앓고 있는 한 원생은 2개월 동안 담임 교사로부터 115차례의 학대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근 해당 국공립어린이집의 삭제됐던 폐쇄회로(CC) TV 영상을 복원해, 지난해 5월부터 10월 사이 보육교사들의 학대로 의심되는 30여차례의 행위를 추가로 확인했다.

영상에는 보육교사들이 손을 이용해 장애아동을 포함한 원생들의 어깨나 이마를 손으로 때리는 모습 등이 녹화됐다.

한편 검찰은 불구속으로 송치된 원장 A씨의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범죄혐의 사실과 관련된 증거자료가 수집돼 있어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기각했다.

[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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