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중등 교사 A 씨는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앞두고 2차 접종일이 2주 늦춰졌다는 통보를 받았다. 초등 3~6학년과 중학교 교직원의 1, 2차 백신 접종 간격이 3주에서 5주로 늘어나면서 교직원들의 백신 접종 완료 시점도 뒤로 미뤄지게 됐다. 교사들은 “학기 중에는 연가도 마음대로 쓸 수 없는데다 개학 이후에 교사가 코로나19 걸려 확진자라도 나오면 누가 책임지냐”고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백신 수급 불안으로 모더나, 화이자 접종자의 2차 접종이 일괄 연기되면서 접종자와 일선 접종 기관에서의 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접종 간격이 4주에서 6주로 늘어나 2차 접종이 미뤄진 대상자는 18~49세 일반인, 사업장 및 지자체 자체접종자 등 2453만 명에 달한다.
예약자들은 예약 시스템의 미흡함에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첫 직장 입사를 앞두고 잔여백신을 접종 받은 백모 씨(25)는 입사 첫날 오후 2시로 접종이 미뤄졌다. 백 씨는 “접종 일정을 조정하려고 질병관리청 콜센터에 전화를 걸었으나 한 시간 내내 ‘통화량이 많다’고 전화가 끊긴다”고 한숨을 쉬었다. 김모 씨(25·여)는 접종이 연기됐다는 안내 문자나 전화를 병원, 보건소, 보건당국 어디서도 받지 못했다. 전자 증명서인 ‘질병관리청 COOV’ 애플리케이션(앱) 속 2차 접종일만 바뀌어있었다. 김 씨는 “직장 근처 백화점에서 확진자 100명이 넘는 집단감염이 발생해 잔여백신으로 1차 접종을 했다”며 “2차 접종이 밀린 사이에 감염될까 겁이 난다”고 말했다. 회사원 조모 씨(40)의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일은 추석 연휴 직후에서 10월 7일로 밀렸다. 예방접종 시스템 상에서 ‘자동 배정’됐다가 변경된 접종일이다. A 씨는 “2차 접종이 추석 이후로 밀려 사실상 6주를 하루 초과하는 셈인데 접종 주기를 이렇게 늘려도 안전한지 의문”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병원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위탁의료기관(동네 병의원)으로 접종에 참여 중인 서울 광진구 A 내과에서는 일부 예약자들의 2차 접종 일정이 추석 연휴로 자동 배정됐다. 추석에 휴진할 예정이었던 A 내과는 쏟아지는 문의 전화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보건소에 문의한 끝에 “질병관리청이 추석 예약을 추후 조치할 예정이다”는 답변을 받았다. A 내과 관계자는 “우리도 ‘정부가 추후 조치한다’는 정도만 알고있어서 예약자들의 문의에 답할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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