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교육청-어린이집 업무협약
학원-PC방 등 시설도 수질 검사
AI-빅데이터 활용해 상수도 관리
식품안전 국제규격 인증도 진행
‘붉은 수돗물 사태’, ‘수돗물 유충 사태’ 등 최악의 수돗물 사고를 연이어 겪은 인천시가 대대적인 수돗물 혁신에 나섰다. 국제적 수준의 수질 관리를 위해 식품안전경영시스템(ISO 22000) 인증 취득을 준비하는 등 수돗물 안전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인천시는 10일 시청에서 인천시교육청, 인천어린이집연합회와 ‘우리 자녀 건강한 수돗물 생활환경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아이들이 생활하는 가정 밖 공간에서도 수돗물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겠다는 뜻이다.
협약에 따라 초중고교, 어린이집 등 2800여 곳에 대해 연 1회 수돗물 수질검사, 배관 세척 등을 실시한다.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각종 학원, PC방 등 시설에 대해서도 수돗물 검사를 하게 된다.
인천시는 이날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도 ‘인천형 스마트 상수도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전문성을 활용해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기반의 디지털 상수도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인천시가 이 같은 수돗물 혁신에 나선 건 최근 잇따라 터진 수돗물 사고로 시민의 불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에서는 2019년 무리한 수계전환이 원인이 된 ‘붉은 수돗물 사태’가 발생했고, 지난해에는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되는 ‘유충 사태’까지 벌어졌다. 부실한 관리 속에서 벌어진 ‘인재’로 피해가 집중된 서구 지역에서는 수도 필터를 확인하는 게 생활화됐을 정도로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확산했다.
인천시는 시설 개선, 정수장 운영인력 전문성 강화 등 수돗물 위생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해 실시하고 있다. 가정을 직접 방문해 무료로 수돗물 수질검사를 진행하는 전문인력 ‘인천형 워터케어’가 올 2월 출범했다.
내년까지 316억 원의 예산을 들여 정수장 방충시설과 위생관리 시설을 개선할 계획이다. 정수 처리 전 공정에 대한 유충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세척 주기 또한 단축해 운영 중이다.
수돗물에 대해 식품안전 부문 국제 규격인 ‘ISO22000’을 취득하는 것도 목표다. 식품에 준하는 국제 수준의 위생, 안전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인증기관인 영국왕립표준협회(BSI)의 현장 실사를 마무리해 최종 결과는 이달 중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서울과 경기 부천, 전남 순천의 수돗물이 이 인증을 받았다.
박남춘 인천시장도 최근 부평 공촌 수산 남동 정수장을 직접 찾아 인증 취득을 위한 위생관리 상황을 점검할 만큼 잇따른 수돗물 사고로 무너진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힘쓰고 있다. 박 시장은 “인천 시민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는 것이야말로 인천의 최우선 정책”이라며 “앞선 수돗물 사고로 실추된 시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돗물 생산, 공급 체계의 변화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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