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및 진보단체들이 광복절 연휴인 14∼16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할 방침인 가운데 서울시와 행정안전부, 경찰의 수장이 잇따라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0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이번 광복절 연휴에 불법 집회가 강행될 경우 주최자와 참여자를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고발할 것”이라며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하지만 그 자유가 다른 사람들에게 해가 되고 공공의 이익에 위협이 된다면 때로는 제한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해철 행안부 장관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점검회의에서 “매우 엄중한 현 상황을 고려하여 집회 자제를 강력히 요청드리고 만약 방역수칙에 반하는 위법한 집회를 강행하는 경우에는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9일 “불법 집회나 행사를 강행하면 차벽과 철제 펜스를 배치해 집결 단계부터 적극 제지하고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와 경찰에 따르면 14∼16일 모두 41개 단체가 서울 도심에서 총 316건의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광복절인 15일의 경우 38개 단체가 190건의 집회 신고를 했다. 서울시와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감염병예방법 등을 근거로 모두 집회 금지를 통보했다. 앞으로 추가로 신고가 들어오는 집회도 금지된다.
하지만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자유연대 등 일부 진보·보수 성향 단체들이 광복절 연휴 기간 동안 도심권 집회를 강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관련 인원 집결을 차단하고 임시 검문소를 만들어 시위 물품 반입을 원천봉쇄할 계획이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은 14∼16일 ‘1000만 국민 1인 걷기 대회’를 열어 참가자들 간에 2m 간격을 두고 서울역에서 세종문화회관까지 행진하겠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수십 m 간격을 둔 공동 목적의 1인 시위는 미신고 불법 집회라고 판단한 법원 판례가 있다. 국민혁명당의 행진 방식은 ‘변형 1인 시위’ 형태를 띤 불법 집회로 볼 수 있어 엄격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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