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포인트 먹튀 우려”…‘폭탄 돌리기’에 제휴업체 한숨[e글e글]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8월 13일 10시 59분


온라인 커뮤니티 제보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제보 사진
대형마트·편의점·커피전문점 등에서 무제한으로 20%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홍보해 관심을 받은 머지포인트 애플리케이션이 포인트 판매를 돌연 중단하고 사용처를 대거 축소해 이용자들의 불안을 샀다.

13일 가입자들이 직접 본사를 찾아 포인트 환불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빠르게 포인트를 처분하길 원하는 이용자들이 이런 상황을 모르는 머지포인트 제휴업체만 골라 대량 결제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자영업자들의 피해 우려가 나온다.

머지포인트 측, 돌연 서비스 축소 운영
머지포인트를 운영하는 머지플러스는 그간 대형마트·편의점·커피전문점 등 200여 개 제휴 브랜드의 6만여 개 가맹점(올 6월 기준)에서 ‘20% 할인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제공 받을 수 있다고 홍보해왔다. 이에 따라 이용자들은 현금을 머지포인트로 바꿔 제휴업체에서 할인 서비스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머지플러스 측은 돌연 홈페이지에 공지 글을 올려 머지포인트 서비스를 축소 운영한다고 알렸다.

머지플러스는 “머지플러스 서비스가 선불전자지급 수단으로 볼 수 있다는 관련 당국 가이드를 수용해 11일부로 당분간 적법한 서비스 형태인 ‘음식점업’ 분류만 일원화해 축소 운영된다”고 밝혔다. 또한 머지포인트의 판매를 중단하고, 브랜드사의 요청에 따라 사용 한도를 제한한다고 알렸다.

머지플러스는 환불을 원하는 고객에게 순차적으로 90%를 환불해주겠다고 전했다. 단, 처리 기간을 안내하진 않았다.



소비자 불안 커져…본사 찾아 환불 요구
갑작스러운 서비스 축소·중단, 처리 기간 미안내 등에 불안을 느낀 이용자들은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본사를 직접 찾아 포인트 환불을 요구하고 나섰다.

당장 본사를 찾아갈 수 없는 지역에 거주하는 이용자들은 현장을 찾은 이들에게 합의서를 대신 받아줄 수 있느냐고 문의했다.

온라인에선 “지금 현장에 있다. 빨리 오시라”, “사측이 포인트 환불을 해줄 수 있는 금액이 많지 않은 것 같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환불을 위해 본사 사무실에 있던 청소기, 냉장고 등을 가져간 사람이 있다는 글도 각종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이용자들의 불안은 업체 측이 전화 상담을 막아 놓아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머지플러스로 전화를 걸면 인터넷을 이용해 문의하라는 안내 목소리가 들린다.



머지포인트 처분 자랑하듯 인증…제휴업체 피해 우려
또 다른 문제는 가입자뿐만 아니라 머지포인트 제휴업제들의 피해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이용자들은 상황을 모르는 업체들을 골라 포인트를 대량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자랑하듯 결제 내역을 커뮤니티에 인증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11만 원대 결제 내역 캡처 사진을 올리면서 “돈가스 털고 왔다. 혹시라도 (가게에) 피해를 드릴까봐 매장 이름을 가렸다”고 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머지포인트 사태를 모르는 가게에서) 머지포인트를 털었으면서 ‘피해 드릴까봐’는 뭔가” 등의 비판 답글을 달았다.

피해 사례를 소개한 누리꾼들도 있었다. 누리꾼은 “엄마랑 내가 돈가스 집을 한다. 거리두기 4단계라 장사가 안돼서 빚을 내 겨우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오늘 점심부터 손님이 엄청 많았다. 너무 이상해서 어떤 손님에게 ‘오늘 무슨 날인가요? 포장이 엄청 많아요’라고 물으니까 ‘아 오늘 축제가 있어서’라고 답하기에 그렇구나 하고 말았다. 진짜 요 근래 세 달 간 최고 매출이었다. 그런데 80%가 머지포인트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평소에 종종 머지포인트를 받고 있어서 그냥 다 웃으면서 해드렸는데 지금 알았다. 너무 바빠서 휴대전화를 만질 시간도 없고 여태 재료 손질하다가 두 시간 동안 100만 원정도 팔았는데, 어떡하느냐. 우리는 돈이 없어서 임대료도 못내고 있는데. 진짜 어떡하느냐. 지금 이 글을 적고 있는데 손이 덜덜 떨린다. 엄마는 주방에서 펑펑 울고 계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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