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중사 성추행 상관, 사과한다며 불러 “술 안 따르면 3년 재수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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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13일 15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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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부대 상관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해 극단적 선택을 한 해군 A 여중사가 남긴 메시지가 공개됐다.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사망한 해군 A 중사와 유가족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A 중사는 지난 3일 부모에게 “일해야 하는데 (가해자가) 자꾸 배제하고 그래서 우선 오늘 그냥 부대에 신고하려고 전화했다”며 “스트레스받아서 안 될 것 같다. 신경 쓰실 건 아니고 알고 계셔야 할 것 같아서”라고 보냈다.

또 성추행 가해자는 사과하겠다며 A 중사를 식당으로 부른 후 술을 따르게 했다. 이를 거부하자 “술을 따라주지 않으면 3년 동안 재수가 없을 것”이라고 악담을 퍼부은 것으로도 전해졌다.


전날 유가족을 만났다고 밝힌 하 의원은 “자랑스러운 해군으로서 11년간 국가에 충성한 대가가 고작 성추행과 은폐였냐며 분통을 터뜨리셨다. 이 사건을 크게 공론화해 다시는 같은 피해자가 없기를 바란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가해자와 같은 공간에서 활동하는 것도 치욕스러운데 반성은커녕 자신을 없는 사람 취급하는 모습에서 얼마나 큰 배신감을 느꼈을까”라며 “바뀔 기회를 줬는데도 바뀌기는커녕 똑같은 사고를 낸 무능한 국방부 장관은 즉각 경질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해군에 따르면 전날 오후 경기도 평택 소재 제2함대사령부 소속 A 중사가 부대 내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 중사는 지난 5월 말 같은 부대 상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이모 중사가 사망한 지 3개월도 안 돼 유사한 사건이 재발해 비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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