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못하는 아이에게 반성문 보냈다” 두번 우는 피해 아동

  • 뉴시스
  • 입력 2021년 8월 13일 16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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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생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제주 도내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5명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13일 제주지법 형사3단독 김연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한 A(40)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하는 등 피고인 5명 모두에게 징역 2년6개월~5년의 징역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이 사건 범행이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여러 명의 교사가 원아들을 무차별적으로 학대한 것이다”면서 “피고인들은 모든 일과와 모든 장소에서 의도적이고 일상적으로 피해 아동들을 학대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거가 없어 추가 기소하지 못했을 뿐 폐쇄회로(CC)TV 영상에 범행 장면이 담긴 기간에만 아동학대를 했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며 “범행 기간에 비춰볼 때 아동들의 신체적·정신적 충격이 커 향후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고 구형 사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최후변론을 통해 “피고인들이 사회초년생이고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공판에 참석한 피해 아동 측 변호인은 “피고인들이 말도 못하는 아이들에게 반성문을 보내는 등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며 재판이 끝나기를 바라고 있다”며 “솜방망이 판결이 아닌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 달라”고 엄벌을 청원했다.

A씨 등 5명은 지난해 11월9일부터 올해 2월15일까지 제주 시내 한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며 원아 14명을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원아 가운데는 장애아동도 포함됐다.

수사기관이 확인한 영상 안에는 아동들이 교사들에게 직·간접적인 학대에 시달린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해당 어린이집 원장에 대해서도 관리·감독에 소홀한 점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재판에 넘긴 상태다.

재판부는 원장 등 함께 기소된 다른 교사 등 총 4명의 공판 진행 상황을 고려해 다음 달 중 선고기일을 정할 계획이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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