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이제 시작’ 40~50대, 한달 새 사망자 3배 급증

  • 뉴스1
  • 입력 2021년 8월 17일 14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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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대체공휴일인 16일 대구육상진흥센터에 운영중인 수성구 예방접종센터 출입문이 닫혀 있다. 이날 수성구 예방접종센터는 대체공휴일을 맞아 접종업무를 일시 중단했다. (사진 위) 같은 시간, 위 접종센터에서 약 2㎞ 떨어진 대구스타디움 제3주차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위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21.8.16/뉴스1 © News1
광복절 대체공휴일인 16일 대구육상진흥센터에 운영중인 수성구 예방접종센터 출입문이 닫혀 있다. 이날 수성구 예방접종센터는 대체공휴일을 맞아 접종업무를 일시 중단했다. (사진 위) 같은 시간, 위 접종센터에서 약 2㎞ 떨어진 대구스타디움 제3주차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위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21.8.16/뉴스1 © News1
델타 변이 전파력과 7말 8초 여름 휴가철이 맞물리면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언제 어디에서 정점을 찍을지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학계는 이번 유행으로 확진자가 늘어도 위중증 환자나 사망자는 앞선 유행상황 때와 달리 많지 않다고 봐왔다.

하지만 이런 평가가 무색할 만큼 40~50대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급증해 우려 수위가 높다. 확진자 규모가 늘어나면 시차를 두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늘어난다는 게 방역 당국의 설명이다.

방역당국과 감염병 전문가들 모두 40~50대의 백신 예방접종이 이제 시작됐거나 앞둔 만큼 “최대한 예방접종 속도는 끌어올리면서 고강도 거리 두기를 통해 피해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17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8~14일) 사이 코로나19 확산세를 보여주는 ‘주간 감염 재생산지수’가 전주 0.99에서 1.1로 증가했다. 이 기간 40~50대 중장년층의 위중증 환자나 사망자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몇 명에 추가 감염을 만들어내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1 이상이면 확산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 기간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일평균 1780.3명(누적 1만2462명)으로 전주 1495.4명 대비 19% 증가했다.

수도권은 거리두기 4단계로 확산세가 정체하다, 최근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이들 영향으로 주평균 1077.1명(누적 7540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주 936.6명 대비 15% 늘어난 수치다.

비수도권은 주평균 703.1명으로 누적 492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누적 558.8명 대비 25.8% 증가했다. 지수는 ‘1.09(7월3주) → 1.04(7월4주) → 0.99(8월1주) → 1.10(8월2주)’의 추이를 보였다.

주간 평균 위중증 환자 규모는 377명, 총 사망자는 32명으로 환자 수가 늘어남에 따라 함께 오르는 가운데 40~50대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증가하고 있다.

7월 2주(11~17일) 76명이던 40~50대 위중증 환자는 8월 2주(8~14일) 193명으로 2.5배 증가했다. 60세 이상이 같은 기간 71명에서 146명으로 2배 채 안 될 만큼 늘어난 데 비해 증가세가 가파르다.

40~50대 사망자도 7월 2주 4명이었으나 8월 2주 11명으로 2.5배 늘어난 반면 이 기간 60대 이상 사망자는 13명에서 20명으로 약 1.7배 증가했다. 40~50대 증가폭이 더 높은 셈이다.

40~50대 사망자 급증은 ‘위드 코로나’로 방역체계를 개편하자는 의견에 당혹스러울 만한 상황으로 풀이된다. 위드 코로나는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취지로, 실제 확산세보다 위중증·사망에 이르지 않도록 통제하자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40~50대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활발히 직장 생활하며 외부 활동이 왕성한 대상자들이라 이동량이 많은 데다 예방접종도 마치지 못한 만큼, 코로나19에 위험하고 취약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16일 0시 기준 신규 사망자 수는 11명에 달했다. 방역당국은 급증 원인에 대해 “접종률이 집단면역 수준에 오르지 못한 상태에서 확진자 규모가 늘어나면 사망자나 위중증 환자가 늘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지금 발견되고 있는 위중증 환자나 사망자 거의 90% 가까이가 미접종자 중에서 나오고 있고, 일부가 항체 미형성자. 즉 ‘돌파감염’으로 인한 피해”라며 “접종률은 물론, 철저한 거리두기를 통해 계속해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감염병 전문가들 역시 예방접종을 권고 횟수만큼 맞지 못한 40~50대가 자신, 가족을 코로나19에서 지킬 수 있는 방법은 ‘기본원칙’ 뿐이라며 “방역당국도 현 확산세를 고려해 고강도의 대책을 고민해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통제 불가능한 만큼 환자가 폭증하는 건 아닐지 우려스럽다. 지금은 위기를 앞둔 순간이다. 접종에 속도를 내고, 손실 보상을 전제로 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이어 “2차 접종이 전 국민 70% 수준에 이를 때에야 환자 발생 규모가 줄어들 것 같다. 방역수칙을 강화하는 고육지책 외에도 방역당국이 현 상황을 소상하게 설명해 국민들의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모임금지, 휴가철 복귀 전 선제검사가 필요한 이유를 재차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준욱 본부장 역시 감염병 전문가들의 조언과 같은 맥락으로 “마스크 착용 및 손씻기, 외출 최대한 자제 등 기본 방역수칙을 계속해서 철저히 지켜달라”며 “조금이라도 의심 증상이 있다면 즉시 검사를 받고, 또 적극적으로 예방 접종에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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