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급 차질과 관련해 정부가 미국 모더나사에 조기 공급을 요청했지만 확답을 받지 못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 생산하는 모더나 백신도 9월 내 완제품 출고가 불투명하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17일 브리핑에서 “모더나 측이 백신 공급 차질에 대해 한국 정부와 국민에게 사과했고, 차질의 원인이었던 실험실 문제가 거의 해결됐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모더나사는 8월에 공급하기로 했던 백신 850만 회분을 절반도 보내지 못하게 됐다고 우리 정부에 통보한 바 있다.
강 조정관 등 정부 대표단은 13일(현지 시간) 미국 모더나 본사에서 코린 르 고프 최고판매책임자를 3시간가량 만나 공급 일정 번복을 항의하고 지연된 물량을 조속히 보낼 것을 요청했다. 모더나 측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면서도 물량 공급에 대한 확답을 하지 않았다. 이번 주말까지 구체적인 물량과 공급 일정을 알리기로 했다. 대표단은 귀국 후 모더나 측과 화상 회의를 하며 같은 요청을 반복했지만 진전된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모더나 측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 생산하는 모더나 백신을 한국에 우선 공급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전달했다. 하지만 양측은 국내 위탁 생산 백신의 품질검사와 허가 등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지속적으로 협의하기로 했을 뿐,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정부는 모더나 국내 위탁 생산 물량이 9월 내에 출고될 지도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다.
중대본은 이날 모더나 백신이 없어도 정부 목표인 ‘추석 전 3600만 명(전 국민의 70%) 1차 접종’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도발 ‘델타 변이’의 영향으로 더 높은 접종률이 필요해진 점을 고려하면, 추가 물량을 적극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은 접종 완료자의 추가 접종을 위해 화이자 백신 1억2000만 회분을 추가 도입하기로 했다. 정은영 중앙사고수습본부 백신도입사무국장은 “백신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해외 공여, 스와프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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