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공급 차질을 빚고 있는 미국 모더나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탁생산 물량을 국내에 우선 공급할지 주목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 생산하는 미국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시제품은 이르면 이달 안에 나올 예정이다. 시제품은 FDA나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각국 허가기관에서 출하승인을 내기 전에 제조품질 평가를 받기 위해 생산되는 것이다. 승인 받아 완제품으로 나오는 데 최소 한 달 이상 걸려, 빨라야 9월 말 완제품이 나오는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스위스 론자의 공장 등에서 제조된 백신 원액을 들여와 유리병(바이알)에 담고 상표 부착과 포장을 하는 완제(DP) 생산을 담당한다.
삼성바이오의 생산 물량을 국내에 우선 공급할지도 불투명한 상태다. 정부는 모더나 백신 공급이 차질을 빚자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모더나 본사에 대표단을 파견해 항의했다. 모더나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탁생산 물량을 국내에 우선 공급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했지만 확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복지부 강도태 제2차관은 17일 브리핑에서 “백신 공급 안전성 확보 차원에서 국내 위탁생산 물량이 국내에 공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며 “위탁 생산과 여러 품질검사, 허가 등 절차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것을 고려해 모더나와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모더나는 지난달 도입 예정 물량 가운데 200만회분의 공급을 연기하면서 8월 공급 물량 850만 회분은 예정대로 공급하겠다고 했다가 이달 다시 8월 공급 물량의 절반 이하 물량만 공급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 공급 차질로 50대 접종은 모더나 접종에서 화이자 병행 접종으로 변경됐고 mRNA 1·2차 접종 간격도 조정됐다.
이번 방문에도 구체적인 도입 시기를 확약받지 못해 ‘빈손 귀국’이란 지적이 나온다. 허술한 계약조항으로 인해 더 속수무책인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정부는 이번 주말까지 백신 공급에 대한 확답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모더나에 그간 미공급된 물량을 가급적 8월~9월 초까지 제공할 것과 공급 예정 물량의 공급 시기를 앞당기고 구체적인 공급 일정을 조속히 알려 줄 것을 요구했다. 모더나는 이번 주까지 구체적인 물량과 공급 일정을 우리 측에 다시 통보해 주기로 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 뉴스쇼’ 전화 인터뷰에서 “모더나로부터 이번 주말까지 백신 공급에 대해 확답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며 “저희들이 모더나의 계획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모더나 백신의 공급 차질이 있더라도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10월까지 전 국민 70%의 백신 2차 접종 완료’는 가능하다고 봤다.
위탁생산을 맡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계약 당시 완제품을 생산하기로 한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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