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5개 도시 지하철 노조가 진행한 총파업 투표에서 4개 지역의 투표가 가결되면서 ‘시민의 발’인 지하철이 멈출지 긴장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은 23일 파업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연다.
23일 서울교통공사 노조 등에 따르면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는 이날 오전 10시 민주노총 12층 회의실에서 ‘전국 6대 지하철노조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여기에는 서울, 인천, 대전, 대구, 광주, 부산 등 6개 지하철 노조 위원장이 참석한다.
이들은 최근 실시한 전국 지하철노조 쟁의찬반투표 결과에 따른 향후 투쟁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지난 17~20일 총파업 투표를 진행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의 경우 재적 조합원 1만889명 중 9963명이 투표에 참여, 81.62%가 찬성하면서 파업 투표가 가결됐다.
서울교통공사 노조 측은 “사측과의 교섭 결렬 이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낸 조정신청 결과 지난 13일 ‘조정 중지’ 결정으로 종료됐다”며 “쟁의 찬반투표가 가결됨에 따라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높은 파업 찬성률이 나타난 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재정 위기에 대해 정부와 서울시가 지원책을 내놓지 않고, 인력감축·외주화 등 구조조정으로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뜻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과 부산, 대구 교통공사 노조도 소속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해 가결했다. 대전은 22일까지 투표를 진행했고, 광주는 노사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파업 찬반투표를 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만성적인 재정난을 이유로 정부에 무임수송 손실 보전을 요구하며 총파업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다. 서울의 경우 구조조정 이슈까지 덮쳐 강행 의지가 더욱 커졌다.
앞서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에 자구책 마련으로 인력감축을 포함한 ’경영 효율화‘ 방안을 주문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1조1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에 공사는 공사채를 발행해 자금 부족분을 메울 계획이지만, 행정안전부로부터 공사채 발행 승인을 받기 위해선 구조조정 등 자구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교통요금 인상을 고려할 적기가 아니”라며 “교통공사의 경영합리화를 통해 해결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공사는 오 시장의 자구안 요구에 전체 직원 1만6700여 명의 약 10%인 1539명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노조 측은 적자의 근본적인 이유는 Δ6년째 동결된 지하철 요금 Δ노인 등 무임수송에 따른 손실 Δ지하철 환승 할인 등이라며 정부와 서울시의 추가 재정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인력감축이 시민안전 문제로도 이어져 ’제2의 구의역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내고 있다.
한편 전국 단위 연대 파업 추진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에선 2016년 9월 서울교통공사 출범 전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파업 이후 지난해까지 지하철 파업이 없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사측과의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실제 파업은 오는 9월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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