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호 태풍 ‘오마이스’가 밤사이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곳곳에 강한 바람이 불고 많은 비가 내렸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남 여수시 돌산읍에는 시간당 최고 42.5mm의 폭우가 내리면서 돌산읍과 봉산동 주택 10곳이 물에 잠겼다. 전남에서는 산사태 우려가 있는 258곳 주민 1423명이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다. 전북 군산시 어청도와 충남 보령시 외연도에는 이날 오후 10시 기준 140mm 안팎의 많은 비가 내렸다. 제주 등 일부 해안에는 순간 최대풍속 초속 30m 안팎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
이에 따라 항공과 선박 운항도 큰 차질을 빚었다. 23일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기준으로 제주공항을 출발하는 37편 등 총 86편의 항공기가 결항됐다. 제주에서 다른 지역을 오가는 5개 항로 여객선 8척의 운항이 취소됐다. 부산항 운영은 이날 낮 12시부터 전면 중단됐다. 경남 지역에서는 선박 1만3000여 척이 대피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수문을 열고 집중호우 대비에 나섰다. 오후 5시 반부터 남강댐은 진주 방향으로 초당 200t, 사천 가화천 방향으로 초당 100t을, 밀양댐은 초당 50t을 내보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전 11시를 기해 태풍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중대본 비상근무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
태풍 오마이스는 23일 오후 11시 30분 무렵 남해안에 상륙한 뒤 이날 새벽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돼 동해상으로 빠져나갔다. 하지만 태풍의 영향이 남은 상태에서 가을장마를 불러온 정체전선과 서해상에서 다가오는 저기압이 더해지면서 24일에도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24일까지 100∼30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 제주도 산지에는 곳에 따라 최대 400mm 이상 ‘물폭탄’이 우려된다. 수도권 등 중부지방과 서해 5도, 울릉도·독도에는 최대 20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낮까지 시간당 70mm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지역도 있겠다.
이번 비는 24일 오후 남부지방부터 그칠 것으로 예보됐다. 다만 수도권과 강원 영서 지역은 25일 오전까지, 충북은 25일 오후까지 비가 계속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전라도와 경상도 일부 지역은 26일까지 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태풍 오마이스(OMAIS)는 미국에서 제출한 이름인데 남태평양 섬나라인 팔라우 언어로 ‘주위를 어슬렁거리는’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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