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급학교 2학기 학사일정이 본격화한 가운데 학교를 매개로 한 집단감염이 전국에서 속출하고 있다. 집중방역기간이 끝나는 오는 9월 6일부터는 등교수업이 더 늘어날 예정인데 학교 방역이 위태롭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25일) 경기 파주와 경북 김천에서 고등학교 집단감염 사례가 새로 보고됐다.
파주 고등학교의 경우 지난 22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학생 확진자가 11명까지 증가했다. 김천 고등학교에서는 지난 23일 처음으로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후 18명이 추가로 확진된 상황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들 학교는 모두 기숙사를 운영하는 학교로 지난 17일부터 등교수업을 시작했다. 학생들이 집단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감염병 전파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2학기 개학 이후 학교 집단감염 사례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광주 서구 한 고등학교에서는 지난 22일 2학년 학생이 확진된 이후 관련 학생 확진자가 15명까지 증가했다.
서울에서는 모든 원아가 매일 등원하는 유치원에서 집단감염이 터졌다. 서울 노원구 한 유치원에서 지난 22일 1명의 원아가 확진된 이후 23일 4명, 24일 5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이에 따라 해당 유치원은 오는 9월3일까지 등교수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지난 1학기 학생 확진자 감염 경로 분석 결과 ‘교내 감염’ 비율은 15.9%에 그쳐 여전히 학교는 감염병 위험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시설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가정 감염’이 48.7%, ‘지역사회 감염’이 22.6%를 차지해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면 학교 내 감염을 차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파력이 높은 ‘델타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데다 연일 확진자가 1000명대 후반에서 2000명대 초반을 기록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장시간 집단생활하는 학교의 경우 등교수업 확대에 따른 확진자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전날까지 일주일간 전국 일평균 학생 확진자는 162.1명 발생했다. 직전 일주일(지난 12~18일) 일평균 162.4명이 확진된 데 이어 2주째 매일 약 162명의 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부분 학교가 여름방학이 끝나지 않았던 지난 5~11일의 일주일 동안 일평균 125.7명의 학생 확진자가 나온 것과 비교해 급증했다.
교육부는 오는 9월6일부터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지역에서 모든 학교의 전면 등교를 허용하고 4단계인 경우에도 초·중학교는 전교생의 3분의 2까지 등교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유치원과 고등학교, 소규모학교, 농산어촌학교는 거리두기와 관계 없이 전면 등교할 수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도 2학기 등교 확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2년째 등교·원격수업을 병행하면서 벌어진 교육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등교를 늘리는 것이 최선이라는 입장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전날 충북 청주 개신초를 방문해 “2학기 전면 등교에 대한 학부모, 교직원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의 우려가 큰 상황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2학기 전면 등교는 포기할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앞서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도 지난 24일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전면등교에 따라서 학생들의 감염 위험성이 올라가지 않는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최대한 방역을 강화하면서 등교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2학기 운영 방향이고 우리 사회 모두를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방역당국과 함께 지역사회 감염 확산에 따른 학생 확진 증가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추가 방역 조치는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최근 일주일간 학생 확진자 발생 현황을 보면 직전 일주일과 비교해 유의미한 차이는 없는 상황”이라며 “아직 추가 방역 대책을 말씀드릴 시기는 아니며 방역당국과 협의해 상황에 따라 적극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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