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 학생수 감소 여파…도봉고, 인근 학교와 통합 추진

  • 뉴스1
  • 입력 2021년 8월 27일 13시 34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감염병 사태로 서울에서는 과밀학급 문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외곽 지역에서는 반대로 학생 수 감소에 따라 통합이 추진되는 학교도 발생하고 있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도봉구 소재 공립 도봉고를 인근 누원고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도봉고 신입생 수가 지속해서 감소하면서 학교 운영에 어려움이 적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2003년 설립인가를 받은 도봉고는 지속해서 신입생 수 감소를 겪어왔다.

2006년만 해도 신입생 수는 249명이었지만 2011명 198명에 이어 2016년 123명, 2021년 67명으로 계속 줄었다. 현재 도봉고는 1~3학년 전교생 수가 총 255명으로 소규모학교에 해당한다.

지난 2010년 도봉고는 자율형공립고로 지정됐지만 신입생 수 감소로 2015년에 다시 일반고로 전환했다. 도봉고 인근 지역 학생 수가 감소하면서 일반고 전환 이후에도 신입생 수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5일 도봉고 통합추진 설명회를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학부모 설문조사를 오는 30일까지 진행 중이다. 학교 통합을 위해서는 학부모 설문 응답자 중 50%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설문조사 안내서에서 “도봉고 인근 지역 학생 수 감소가 심각한 상태로 소규모학교 문제가 지속하고 있다”며 “다양한 선택 교육과정 및 협동학습 등 원활한 교육과정과 학교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만약 누원고로 통합이 성사될 경우 학생·교과 중심의 새로운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각종 프로그램과 지원사업을 집중 투자해 교육여건을 개선한다는 것이 서울시교육청 계획이다. 재학생의 희망학교 전학도 적극 지원한다.

서울시교육청은 향후 ‘도봉 교육여건 개선 협의체’를 구성해 세부 지원방안 등을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도봉고 건물과 부지를 교육과 지역주민을 위한 시설로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하지만 도봉고 측은 통합에 반대하고 있어 향후 협의 과정에서 난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봉고 학생회장단은 전날(26일) 서울시교육청 학생청원 게시판에 ‘부당한 도봉고등학교 통폐합 추진 취소 및 절차 개선을 요구합니다’라는 청원글을 올리고 하루 만에 1245명에게 동의를 얻었다. 학생 청원은 학생이 청원해 1000명 이상에게 동의를 받으면 서울시교육청 답변을 받을 수 있다.

학생회장단은 청원글에서 재학생을 대상으로 자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70% 이상이 반대하고 있지만 교육청이 학생 의견을 무시한다고 비판했다. 통합에 따른 보상과 학생 지원방안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지 않다고도 했다.

박준기 도봉고 교장은 뉴스1과 한 통화에서 “인근 고교 중에 학급당 학생 수가 26~28명인 곳도 있다”면서 “통합 대신 과밀학급 지역 학생을 분산해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학교들이 전교생 등교하도록 하는 방안을 교육당국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봉고는 지난 1학기에도 개학 이후 전면 등교를 이어왔다.

서울시교육청은 분산 배치만으로 도봉고를 유지하기에는 한계가 크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전부터 원거리 배정을 하면서 도봉고 신입생을 일정 정도 유지해왔다”면서 “신입생 수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원거리 배정을 늘리는 것도 학생에게 교육적이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에 통합이 부결될 경우 내년에도 도봉고 신입생이 올해보다 더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통합 추진을 내년에 다시 추진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