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아스팔트 무릎 꿇고 ‘받들어 우산’…법무 차관 의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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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27일 1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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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27일 오후 충북혁신도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정문 앞에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초기 정착 지원을 발표하는 브리핑을 하는 동안 한 직원이 뒤쪽에 무릎을 꿇고 우산을 받쳐주고 있다. 이날 강 차관이 발표한 브리핑 자료는 비가 흠뻑 젖었다. 2021.08.27. 진천=뉴시스
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27일 오후 충북혁신도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정문 앞에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초기 정착 지원을 발표하는 브리핑을 하는 동안 한 직원이 뒤쪽에 무릎을 꿇고 우산을 받쳐주고 있다. 이날 강 차관이 발표한 브리핑 자료는 비가 흠뻑 젖었다. 2021.08.27. 진천=뉴시스
27일 강성국 법무부 차관 보좌진이 젖은 아스팔트 바닥에 무릎 꿇고 우산을 받치는 의전 사진이 논란이다.

이날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아프가니스탄 특별입국자 초기 정착 지원과 관련한 브리핑이 열렸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야외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법무부 관계자는 강 차관의 뒤에서 젖은 아스팔트에 무릎을 꿇은 채 양손으로 우산을 받쳐 들었다.

유튜브로 생중계된 이 모습을 본 누리꾼들은 “부모님이 보시면 얼마나 가슴 아플까”, “인권 이야기하는 곳에서 직원의 인권은 무너졌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산 노예”, “우산 노비”, “K-차관식 우산 쓰는 법” 등 씁쓸함을 표현하는 자조적인 단어들이 튀어나왔다. “과잉 의전하는 보좌진이나 당연하다는 듯 신경도 안 쓰는 주변 사람들이 몸에 밴 조직문화를 반증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행정고시 커뮤니티에도 “오늘부로 행시 접는다. 확실히 마음먹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법무부 측은 “지시나 지침에 따른 행동은 아니다”며 “방송용 카메라가 앞에 있어 보좌진이 눈에 띄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이런 장면이 연출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현장 영상에는 우산을 든 직원의 손 높이를 옆에서 누군가 조절하는 모습이 보여 ‘자발적 행동’이 맞냐는 의심이 이어졌다.

단상 가까이 있던 한 목격자에 따르면, 브리핑 전 해당 보좌관은 “카메라 앵글에 걸리니 떨어져 서 있으라”는 법무부 직원에 말에 차관 등 뒤에 고개를 숙이고 우산을 받쳤다고 한다. 이어 자신의 모습이 잘 가려지지 않자 쪼그려 앉았고 브리핑이 계속되자 땅바닥에 아예 무릎을 꿇고 우산을 받쳤다고 한다.

국민의힘 양준우 대변인은 “비 맞으면 녹는 설탕인가? 솜사탕인가?”라며 “정상적인 사고방식이라면 발표 장소를 옮기던지, 그냥 옆에서 우산을 씌어주던지, 아니면 그냥 맞으면서 발표하든지 하면 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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