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아동학대 3만건, 43명 숨져… 63%가 1세 이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31일 14시 09분


지난해 아동학대로 목숨을 잃은 아동 3명 가운데 2명이 24개월 미만 영아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아동학대 가운데 부모가 가해자인 사례가 2만5000건을 넘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20 아동학대 연차보고서’를 3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했다. 이는 2019년 개정된 아동복지법에 따라 복지부가 매년 정기국회 전에 국회 소관 상임위에 제출해야 하는 보고서다. 올해로 3년 째 발간했다.

지난해 국내 아동학대는 3만905건 발생했다. 이는 전년인 2019년(3만45건)에 비해 2.9% 늘어난 것이다. 국내 아동학대 사례는 2016년 전년 대비 59.6% 늘어난 이후 2017년 19.6%, 2018년 10.0%, 2019년 22.1% 등 최근 크게 증가해 왔다. 지난해 아동학대로 접수된 신고 건수는 4만2251건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아동학대로 사망한 어린이는 43명으로 집계됐다. 사망한 아동 중 1세 이하(24개월 미만) 영아가 27명(62.8%)으로 가장 많았다.

예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아동학대를 한 사람은 부모가 가장 많았다. 전체 아동학대 3만905건 중 부모가 학대한 경우가 2만5380건(82.1%)에 달했다. 이어 △친인척(1661건·5.4%) △초중고교 직원(882건·2.9%) △타인(565건·1.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전체 아동 1000명 가운데 아동학대로 판단된 아동은 4.02명 꼴로 나타났다. 통상 ‘학대 피해아동 발견율’로 부른다. 이 수치는 2016년 1000명 중 2.15명에서 2017년 2.64명, 2018년 2.98명, 2019년 3.81명 등 매년 오르고 있다. 이는 외부로 드러나는 피해아동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로,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이 널리 퍼지고 아동보호 제도가 강화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국내 아동학대를 유형별로 보면 여러 학대가 동시에 나타난 ‘중복 학대’가 1만4476건(48.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정서 학대’ 8732건(28.3%), ‘신체 학대’ 3807건(12.3%), ‘방임’ 2737건(8.9%), ‘성 학대’ 695건(2.2%)의 순이었다. 학대 피해 아동이 다시 학대를 당한 사례는 3671건(12.2%)에 달했다.

복지부는 아동학대를 막기 위해 자녀 체벌 금지에 대한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올 1월 민법상 징계권 조항이 폐지되면서 부모의 자녀 체벌이 금지됐다. 정부는 자녀 체벌 금지 인식 확산을 위해 아동수당 지급과 부모 교육을 연계하고, 긍정 양육 가이드라인을 배포할 계획이다. 2020년 아동학대 주요 통계는 복지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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