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종로가 서울 한복판에 있어 공기가 나쁠 것이라고 짐작해요. 사실은 미세먼지 농도가 수도권 지방자치단체 중 매우 낮은 편입니다.”
김영종 서울 종로구청장(67)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취임 때부터 숨쉬기 편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렇게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 구청장은 2010년부터 3번 연속 당선됐다.
종로구의 인구는 서울 자치구 가운데 중구(12만2900여 명) 다음으로 적은 14만5600여 명이다. 종로에 직장이나 학교를 두고 이곳을 정기적으로 찾는 이들을 반영한 생활인구는 29만여 명으로 주민등록상 인구의 갑절에 이른다. 차량 통행도 그만큼 많다.
김 구청장은 “비가 오거나 눈 때문에 땅이 얼 때를 빼고는 매일같이 새벽 3시부터 도로를 물청소했다”며 “유출되는 지하수를 쓰기 때문에 비용은 적게 들고 효과는 기대 이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물청소 차량과 분진흡입차량, 노면청소차량이 종로구 곳곳을 누비며 청소한 거리는 총 12만7294km다. 이는 지구 3바퀴에 달한다. 그 결과 도로 재비산먼지(배기가스, 타이어나 브레이크패드 마모 등으로 생긴 먼지) 수치는 지난해 서울시 자치구 중 5번째로 낮게 나왔다.
김 구청장은 실내 공기질에도 주목했다. 그는 “사람은 하루의 90% 이상 실내에서 보내는데 다중이용시설 상당수는 ‘실내공기질관리법’의 사각지대에 있었다”며 “1700여만 원을 들여 구입한 공기측정기로 어린이집, 유치원, 경로당 등을 돌며 공기질 상태를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로구는 현재도 주기적으로 다중이용시설을 돌며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등이 기준치를 초과하면 개선하도록 계도활동을 벌이고 있다.
종로에는 오래된 건물이나 시설물이 많은 편이다. 김 구청장은 “이전에는 필요 때문에 만들었지만 지금은 더 이상 쓸모가 없고 주민들의 통행을 방해하는 것들을 과감하게 정리해 보자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취지로 등장한 것이 바로 ‘도시비우기 사업’이다. 불필요하거나 기능을 상실한 도시시설물은 철거하고, 비슷한 기능을 가진 시설물은 통·폐합하며 낡고 훼손된 시설물은 보수해 정리하는 식이다. 전담 팀을 신설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겼다. 2013년 시작해 현재까지 총 3만여 건의 시설물이 정비됐다. 약 6억 원의 예산도 아꼈다.
‘송현동 부지’는 종로구의 큰 관심사다. 대한항공이 호텔을 지으려던 계획을 접고 현재는 서울시로의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7월 ‘이건희 기증관’을 이곳 또는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부지에 짓겠다고 밝힌 상태다. 김 구청장은 이곳에 숲과 이건희 기증관을 조성하자고 주장해 왔다. 그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 숲을 조성해 부족한 녹지를 늘리고 국내외 관광객 접근이 편리한 종로에 미술관이 들어선다면 세계 최고의 도심 속 숲과 문화공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