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 도중 답변 기회를 얻지 못한 것과 관련해 “엄중히 항의한다”고 밝혔다. ‘오세훈TV를 두고 ’최순실 사태‘에 빗대 “오순실의 시정농단으로 나가지 않도록 감시해야 한다”고 발언한 더불어민주당 이경선 시의원을 향해 “인신 모욕적 말을 했다”며 사과를 요청했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오후 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이 의원이 답변 기회를 주지 않자 퇴정했다가, 시의회 지도부와의 논의 끝에 발언 기회를 얻고 다시 자리에 나왔다. 오 시장의 퇴장으로 정회했던 시의회 본회의는 약 2시간 만에 재개됐다. 오 시장은 “경위가 어찌됐든 시민들에게 송구스럽다. 저 역시 1000만 시민의 지지를 받아 선택된 민선시장임을 존중해달라”며 “남은 시간이 15분 이상인데도 굳이 답변 기회를 주지 않고 마친 것은 바람직한 시정질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의원이 오세훈TV를 두고 ’시정농단‘이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선 “사회주택에 대해 서울시 감사위원회의 보고를 받은 뒤 문제가 있다는 취지를 확인하기 위해 평가과에 다시 들여다보도록 조치했다”며 “오세훈TV에 게시된 내용은 개인 의견이나 비공개 문서가 아니라 공무원이 업무상 평가한 감사 결과”라고 반박했다.
이어 “제가 보궐선거로 당선됐기 때문에 사회주택에 열정을 갖고 추진했던 행정2부시장 면전에 대고 ’사업을 재검토하라‘고 말하는게 얼마나 가혹하겠냐”며 “평가과 보고를 받은 다음 날 회의 때는 2부시장이 있었고, 직접 지시는 안 했지만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는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오세훈TV 제작방식에 대해서는 “선관위로부터 선거법상 공무원의 유튜브 제작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고, 현재 16개 광역 지자체장 중 9개의 지자체장이 이름을 걸고 유튜브 영상을 게시하고 있다”며 “이재명 경기지사의 유튜브가 제 유튜브와 거의 유사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사회주택 본질보다 유튜브 제작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는데 조금도 문제될게 없다”며 “본질을 묻지않고 인신 모욕적인 말한 데에 대해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이 의원이 ’오세훈TV‘가 최근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 진행된 사회주택 사업에 대해 법적대처를 예고한 영상을 문제 삼으면서도, 정작 본인에게는 발언 기회를 주지 않자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퇴정했다.
오 시장은 “무엇이 두려워 저에게 묻지 못하냐, 저에게 답변할 기회를 줘야 오해가 풀린다”며 답변 기회를 요청했지만 김기덕 부의장은 “다음에 하라”고 막아 세웠고, 오 시장은 “이건 언페어(unfair·부당)하다, 무엇이 자신이 없어 여기에서 끝마치는 거냐, 이렇게 하면 다음 시정질문에 응하지 않겠다”며 자리에서 나갔다.
앞서 이 의원은 시정질문에서 오 시장을 제외한 행정 1·2부시장, 기획조정실장을 답변대로 불러 세워 오세훈TV의 제작 방식, 운영 주체 등에 대해 따져물었다. 그는 “오세훈TV 유튜브 제작자가 비공개 문서를 영상에 도용해 시장이 발언하지도 않은 지시를 넣은 사진으로 동영상을 제작했다”며 “비공개 자료에 담긴 내용을 악의적으로 편집할 수 있느냐, 이것이야말로 시정농단이다. 비공개 문서가 유출된 경위에 대해 조사를 요청한다”고 몰아붙였다.
그는 또 “오세훈TV는 공인의 채널이다, 서울의 얼굴이나 다름없고 개인 유튜브 채널이라고는 할 수 없다”며 “오순실의 시정농단으로 나가지 않도록 시민의 눈으로 감시해 나가겠다. 오세훈TV 제작과정과 비용 등을 시민에게 투명하게 밝힐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오세훈TV는 지난달 27일 ’나랏돈으로 분탕질 쳐놓고 슬쩍 넘어가시려고? 사회주택의 민낯‘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사회주택이라는 이름으로 서울시민의 피같은 세금 2014억원이 낭비됐다”며 “오 시장이 사회주택 사업을 재고하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전임 SH사장과 관련 담당자에 대해 법적 대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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