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제보자’ 거론 A씨 “尹-김웅 명예훼손 손배소 검토… 대검에 공익신고 한 적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9일 01시 00분


김웅에게 고발장 받은 것으로 알려진 A씨 인터뷰
“金에게 자료를 전달 받았는지는 텔레그램 남아있지 않아 확인 못해”
“다른 사람에 자료 넘겼나” 질문엔 “의혹 제기자가 입증해야” 답변 피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을 찾아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정치 공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을 찾아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정치 공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김웅 의원에게 여권 정치인 등에 대한 고발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A 씨가 자신은 ‘공익신고자’가 아니라고 8일 밝혔다. 국민의힘 등 정치권에선 옛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서 활동한 A 씨가 제보자로 유력 거론됐지만 대검찰청에 공익신고서를 제출한 것은 자신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이다.

A 씨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나는 공익신고한 적이 없다”며 “김 의원은 나에게 자료를 전달했다고 주장하지만, 나에게 또는 나에게만 전달했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당시 (고발장 등) 자료를 전달받았는지는 텔레그램 방이 남아있지 않아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자료를 다른 사람에게 넘겼는지에 대해선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입증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동아일보는 A 씨와 두 차례에 걸쳐 1시간 넘게 전화 통화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A 씨와의 일문일답.

―김 의원 쪽에서는 자료를 보냈다고 한다. 고발장을 받은 적이 있나.

“김 의원 말이 다 다르다. 날짜가 계속 달라지고 있고, 인터뷰를 한 매체별로 말이 다 다르다. 자기 (텔레그램) 방을 다 삭제했다고 했다. 김 의원이 여러 사람한테 줬는지 나한테 줬는지 어떻게 아나? 애초에는 K 씨한테 자료를 줬다고 인터뷰하더니, 오늘은 본래 성과 다른 이니셜을 일부러 사용했다고 기자회견에서 얘기했다. 나 역시도 확인해보려고 하니까 방을 다 삭제를 했더라. 그때 내가 (미래통합당에서) N번방 등 범죄와 관련한 것을 다 제보를 받았다. 하지만 내가 확인할 수 있는 게 없다.”

김 의원은 8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텔레그램을 통해 전달한 고발장과 관련해 “그 때 아마 제보한 사람도 얼핏 얘기했는데, N번방 사건 TF도 있고 해서 제게 들어온 건 당에 다 전달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당으로 들어온 제보를 주고받았다는 점은 인정한 것이다.

―공익신고자로 지목됐다.

“나는 공익신고자가 아니다. (윤 전 총장과 김 의원이 배후세력 등 공익신고자의) 의도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위법하다. 공익신고자가 용기있게 가면 그걸 도와줘야 한다.”

―B 씨라는 사람을 종용해 언론에 제보를 했다는 얘기가 있다.

“너무 웃겼다. 나는 B 씨를 모른다. (그런 주장을 하려면) 자료를 내놔야 할 것 아니냐. 배후세력까지 언급하며 나를 너무 거물로 만들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제보자 부분은 좀 특정이 된다”며 “이 문건이 (검찰에) 넘어갔고 안 넘어갔고를 떠나서 이 파일 자료 보면 (제보자) 이게 누군지는 특정이 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 의원은 “당시 자료를 줄 만한 2, 3명의 (당) 사람 중에 제가 법무연수원 (교수) 명함을 들고 다닐때 만난 분은 한 분”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A 씨를 지목한 것이지만 A 씨는 김 의원을 만난 건 2020년 미래통합당에 와서 처음 알았다고 반박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지난해 총선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 검사로부터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을 넘겨받았다는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지난해 총선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 검사로부터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을 넘겨받았다는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김 의원은 어떻게 알게 됐나.

“당에 와서 알았다. 당시 클럽 버닝썬에서 김모 씨가 폭행당했다는 의혹 등과 관련해 들여다 보고 있었는데,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검사 출신 참신한 사람이 없을까 (주변에) 물어봐서 소개받았다.”

―(김 의원은) 휴대전화에 어떤 이름으로 저장돼 있나.

“나는 이름 앞에 당을 표기한다. 미래한국당 미래통합당 민주당 이런 식으로 하고 이름하고 직책, 보좌관 등으로 한다. 김 의원은 미래통합당 김웅 국회의원 송파갑이다.”

―당(현 국민의힘)은 왜 지난해 4월이 아니라 8월에 고발을 하게 된 건가.

“나는 작년 6월 이후부터 당 활동을 안했다.”

―지난해 8월 검찰에 고발장을 낸 조모 변호사에게 직접 고발장 초안을 건넸나.


“아니다.”

A 씨는 자신에 대해 “다른 당에서 건너왔다”, “국민의힘 다른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다” 등 정치권에서 나오는 이야기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A 씨를 향한 듯 “폭탄을 던져놓고 숨지 말고, 당당하게 나와서 정확하게 말하라. 과거에 그 사람이 여의도판에서 어떤 일을 벌였는지, 여기 있는 분들이 다 아시지 않느냐”고 비난했다.

―다른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지금 정치 활동을 안 하고 있는 게 맞나.

“이번엔 도와주고 싶은 후보가 없다. 이번 대선에는 전혀…. 어제 나한테 ‘이재명 캠프에 계세요’라고 묻는 전화가 있었다. 난 ‘윤 전 총장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더 싫다’고 했다. 김 의원이 애초에 내가 공익신고인이라는 거냐 전달자라는 것이냐. (김 의원이) 명확히도 못한다. 나한테 덮어씌우려고 하는데. 이러려면 기자회견을 왜 했냐. 모든 것을 기망하는 일이다.”

A 씨는 직접 김 의원과 윤 전 총장에 대한 형사고소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조만간 기자회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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