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4차 유행]손실보상금 차등지급으로 변경
파견의료진 임금 지원도 축소해… “환자 받을수록 적자만 늘어날뿐”
경기 평택시 더나은요양병원은 지난달 31일 경기도에 감염병전담병원 지정 해제를 요청했다. 지난달부터 전담병원 운영에 대한 손실보상금 지급 체계가 바뀌면서 병상당 약 16만 원씩 지급되던 손실보상금이 3만 원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그나마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지급되는 보험 청구금을 제외하고 지급되기 때문에 지난달 이 병원이 받은 실제 보상금은 ‘0원’이었다.
이는 정부가 손실보상금 계산 방법을 바꾼 탓이다.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 이전 3년 동안의 운영 실적에 비례해 보상금을 차등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더나은요양병원은 2019년 5월 설립된 신생 병원으로 기존 운영 실적이 저조해 보상금 감소 폭이 특히 컸다. 강다현 더나은요양병원 부원장은 “보상금이 16만 원이던 시절에도 필수 운영비를 제하면 남는 돈이 월 1억 원 미만이었다. 도저히 유지가 불가능해 전담병원 지정 취소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 미소들노인전문병원도 6일 서울시에 감염병전담병원 지정 해제를 요청했다. 정부가 파견 의료진에 대한 임금 지원을 대폭 축소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10월부터 8주 이상 같은 병원에 근무한 파견 인력에 대해선 임금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파견 기간이 종료된 뒤 그 자리에 교체 인력을 새로 파견하는 것도 막았다. 파견 인력에게 의존하지 말고 자체적으로 인력을 충원해 병원을 운영하라는 취지다.
일선 병원들은 현장 상황을 무시한 정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파견 인력의 임금이 기존 인력의 3배에 이르는 상황이라 병원에 고용돼 일하려는 의료진이 없다는 것이다. 미소들노인전문병원의 윤영복 원장은 “지금 상황에선 환자를 받을수록 적자만 늘 뿐”이라며 “이렇게 갑자기 ‘룰’을 바꿀 줄 알았더라면 애초에 전담병원 지정을 거부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하면서 이처럼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의료기관이 늘고 있다. 방역당국은 “(병원 관련 규정이) 현실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병원 측과 만나 조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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