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의사를 사칭해 미성년자와 성관계하고 몰래 촬영한 혐의로 중형이 선고된 30대에게 2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대구고법 제2형사부(고법판사 양영희)는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위계등간음) 등 혐의로 기소된 A(35)씨 항소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 10년,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20년 등도 명령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징역 23년과 징역 25년이 각 선고된 2개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기로 결정했다. 항소심에서 일부 공소사실에 대해 공소장변경이 이뤄진 점 등의 이유로 원심의 유죄 부분을 직권 파기하고 다시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왜곡된 성적 욕망을 해소하기 위해 피해자들을 성적 도구로 삼아 범행을 저질러 범행의 중대성과 비인간성이 드러났다”며 “자신은 어려운 처지에 놓인 피해자들을 도와준 것이며 당시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고 있어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 것인지 강한 의문이 든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상당수가 아동·청소년인 점, 범행 횟수가 많고 범행 기간도 상당한 점, 불법 시술로 함부로 태아의 생명을 앗은 점, 나이 어린 피해자들 또는 불법 낙태시술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궁박한 처지에 있는 피해자들을 범행대상으로 삼은 점, 피해자 대부분 영문도 모른 채 중대한 성범죄 대상 된 점, 아동·청소년 피해자들의 경우 피해 경험이 향후 건전한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을 가지고 이전 같은 삶을 영위하는 데에도 악영향을 초래할 우려가 상당히 큰 점 등을 종합했다”며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포털사이트 상담 게시판에 상담 글을 올린 아동·청소년들을 상대로 산부인과 의사라 속이며 신체 특정 부위를 촬영하게 하고 음란한 행위를 시키고 실제 만나 성관계를 하며 몰래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낙태 시술을 해준다고 하며 과정인 것처럼 속여 유사 성행위 등을 한 혐의와 일부 촬영물을 다른 사람에게 제공하고 대리운전을 하다 자는 승객의 7세 미만 딸을 추행하며 촬영한 혐의도 받았다.
완전 범행을 위해 전문의 자격증, 재직 증명서 등을 위조하고 폐업한 산부인과 의원에 침입해 범행에 사용할 의약품 등을 훔쳤고 실제 피해자들을 만나 성관계하면서 손목시계형 카메라, 휴대전화 카메라 등을 이용해 피해자들 몰래 촬영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여자화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촬영한 점 등 각 범죄사실로 재판을 받는 도중에도 전국 각지에서 일련의 범행을 재차 저질렀고 주거지, 차량 등 압수수색 받은 이후에도 새로운 휴대전화를 개통하고 체포하기 전까지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 10년,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20년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범행이 발각되더라도 어린 피해자들이 수치심에 이를 쉽게 주변에 알리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음을 교묘히 이용해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범행 대상 여성 아동·청소년 피해자가 7명이고 범행 횟수도 수십 회에 이르며 범행 내용도 변태적·가학적인 점, 형사재판 중 성폭력범죄 등을 저지른 점 등을 종합했다”며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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