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고발 사주’ 의혹 김웅·손준성 압수수색…고발 4일만에 강제수사 착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10일 15시 36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김웅 의원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김 의원 사무실 앞에 취재진이 몰려 있다. 2021.9.10/뉴스1 © News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김웅 의원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김 의원 사무실 앞에 취재진이 몰려 있다. 2021.9.10/뉴스1 © News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을 검토해 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0일 의혹의 당사자인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과 김웅 국민의힘 의원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 시절 손 전 정책관을 시켜 김 의원에게 여권 정치인들에 대한 고발장 초안 등을 전달했다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공수처가 강제 수사에 나선 것이다.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최석규)는 10일 손 전 정책관의 대구고검 집무실과 자택, 김 의원의 여의도 의원회관 사무실과 자택 등 총 5곳에 검사와 수사관 23명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손 전 정책관과 김 의원의 업무용 컴퓨터, 휴대전화 등이 압수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윤 전 총장과 손 전 정책관이 이달 6일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고발된지 나흘 만인 이날 손 전 정책관에 대한 입건 사실을 알리며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공수처는 고발된 4명 중 우선 손 전 정책관에 대해서만 직권남용 및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입건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정책관은 지난해 4월 3일과 4월 8일 이틀에 걸쳐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검사 출신인 김 의원(당시 미래통합당 송파갑 국회의원 후보)에게 여권 정치인들에 대한 고발장 초안, 사건관계인의 실명 판결문 등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손 전 정책관은 지난해 4월 21대 국회의원 총선에 개입하기 위해 고발장 초안을 전달했다는 공직선거법위반 혐의와 사건 관계인의 실명 판결문을 전달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도 고발돼 있다. 하지만 공수처는 직권남용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를 제외한 다른 혐의는 공수처법상 수사 대상으로 명시돼있지 않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윤 전 총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추가 입건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추가 입건 가능성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윤 전 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을 조사해온 대검 감찰부는 대변인실을 통해 “공수처 수사와 중첩되지 않는 범위에서 절차 대로 진상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향후 공수처의 요청이 있으면 최대한 수사에 협조할 방침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공익신고인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마친 대검 감찰부는 조만간 수사를 개시할지 여부 등을 검토해 결론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 인터넷 매체는 손 전 정책관이 김 의원에게 총선을 앞둔 지난해 4월 유시민 씨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 여권 정치인에 대한 고발장 초안 등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매체는 김 의원이 당시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로 알려진 인물에게 ‘손준성 보냄’이라고 적힌 고발장 초안 사진 등을 전달했다며 관련 캡쳐 사진 등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고, 손 전 정책관은 “제가 고발장을 작성하거나 첨부자료를 김웅 의원에게 송부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도 8일 기자회견에서 “제가 그렇게 무섭냐. 저 하나 제거하면 정권 창출되냐”라며 “번번이 선거마다 공작과 선동을 가지고 선거를 치르려 하니 되겠냐 한심스러운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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