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최근 사흘 동안 역대 일일 최다치에 근접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정부가 모임 가능 인원 등 방역수칙을 완화한 가운데 추석 연휴를 눈 앞에 두고 있어 앞으로 한 달이 방역 최대 위기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9일 시내 신규 확진자는 670명이다. 7일 671명, 8일 667명에 이어 사흘 연속 600명대 중반을 기록했다. 이 기간 일평균 확진자는 669명으로 역대 최다치였던 8월 24일의 677명과 큰 차이가 없다.
일주일을 기준으로 보면 화요일에 정점을 찍고 수요일 이후 줄어들던 최근의 확진 패턴도 이번 주에 깨졌다. 이번 주를 제외하면 지금까지 6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온 것은 7월 13일(637명), 7월 20일(604명), 8월 10일(660명), 8월 24일(677명), 8월 31일(665명) 등 모두 화요일이었다.
그동안 화요일에 확진자가 급증한 것은 시민들의 검사 수요가 주말 이후 월요일에 집중되고, 그 결과가 화요일에 나오기 때문이다. 7~8월 600명대 확진자가 나오기 전날의 일평균 검사건수는 7만8495건에 달했다.
반면 이달 6~8일의 일평균 검사수는 6만3885건에 불과하다. 이 기간 검사 대비 확진율은 최근 15일 평균인 0.8%보다 높은 1.0%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세가 9월 들어 더욱 강해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확진자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전주 대비 생활인구 이동량이 주말을 포함해 증가하고 있다”며 “지역사회 숨은 감염자를 통해 확산이 많이 되고 있고 감염경로 조사 중인 비율이 45~49%로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책 변화가 확산세를 더욱 키웠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6일부터 수도권 식당·카페의 영업시간을 1시간 확대하고 2차 백신 접종 완료자를 포함해 최대 6인 모임을 허용했다. 명절 기간에는 최대 8명까지 가족모임을 허용하기로 했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8월 말보다 요즘 확진자가 더 많은데 이동량이 1주일 전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것과 연관이 있다”며 “정부에서 사실상 방역 완화 시그널을 줬기 때문에 국민 경각심도 떨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천 교수는 이어 “이번 대유행이 시작한 이후 수도권은 확산세가 줄어든 적이 없고 추석 이후엔 유지만 해도 선방”이라며 “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상당히 높고 10월 개천절 연휴, 한글날 연휴도 있어 앞으로 한 달은 위험하다”고 전망했다.
서울시는 우선 추석 연휴기간 코로나19 확산을 최대한 차단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설 연휴 추진한 ‘찾아뵙지 않는 게 효입니다’와 같은 캠페인은 없지만 2차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가족과의 만남은 자제해 달라고 시민에게 호소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람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전통시장, 공원, 백화점 등의 방역 관리를 강화하고 SRT 수서역, 남부터미널, 김포공항, 상봉터미널 등에 찾아가는 선별진료소를 운영할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백신이 중요하니 서둘러 예약 받아 접종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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