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학동 붕괴 참사와 관련한 각종 비위 의혹을 받고 해외로 도피한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장의 신병을 경찰이 도주 석달 만인 11일 확보하면서 수사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 지 주목된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오후 10시17분쯤 문씨를 광주서부경찰서 유치장으로 입감했다. 문씨는 새하얀 방호복 차림을 했고, 양손에는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
문씨는 인천공항에서와 마찬가지로 경찰서 입구에서 대기하던 수많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빠른 걸음을 재촉해 유치장이 있는 본관 건물로 들어갔다.
앞서 광주경찰은 미국으로 도피한 문씨가 이날 오후 6시10분쯤 인천국제공항에 자진 귀국하자 변호사법 위반 등으로 미리 발부받은 체포영장을 집행해 곧바로 광주로 압송했다.
문씨는 붕괴 참사가 발생한 학동 4구역 재개발정비사업 비리 전반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문씨가 2017년부터 2019년 사이 학동4구역 공사업체로 선정되길 원한 철거업체 3곳과 기반시설정비업체 1곳 등 4개 업체로부터 브로커 A씨(73)가 받은 수억원대 리베이트를 나눠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씨의 공범 A씨는 구속기소돼 지난달 27일 첫 재판이 열렸다.
문씨는 지난 6월9일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학동 붕괴 참사 직후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나흘 만인 13일 미국 시애틀로 도피했다.
경찰의 계속된 설득에 문씨는 지난달 자진 귀국의사를 밝히기도 했지만, 돌연 입장을 바꾸고 잠적해 이날까지 귀국이 미뤄지게 됐다.
이날 문씨의 자진 귀국은 3개월짜리 관광 비자가 만료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문씨의 비자는 이미 경찰이 여권 무효화 조치 신청을 한데다, 이달 12일까지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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