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가 실시되면 기초과학 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정옥상 기초과학학회협의체 회장)
과학기술인들이 고교학점제와 정부의 학업 부담 감소 기조로 위기에 놓인 수학과 과학 교육의 강화를 강조했다. 13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등 관련 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한 ‘대전환 대한민국을 위한 수학·과학·정보 교육’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수학·과학 교육은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핵심”이라며 이 과목들의 시수 확대와 필수과목 지정 등을 요구했다.
특히 과학기술인들은 2025년 전면 도입 예정인 고교학점제로 수학과 과학 교육이 더욱 약화될 것을 우려했다. 정 회장은 “고등학교에서의 기초과학 교육이 중요한데 수업시수 배당이 부족하다”며 “기초과학의 근간을 이루는 물리와 화학 교육이 일선에서 유지가 힘들 정도로 일그러졌다”고 호소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되고 있는 ‘학습 부담 경감’ 기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김우승 한양대 총장은 “기하와 미적분을 듣지 않아도 공대에 진학할 수 있고, 이공계 진학 학생들마저 물리와 화학을 기피해 공학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교육 방향이 수학과 과학 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선진국과 반대로 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9년 발간한 ‘교육백서’에 따르면 한국 중3 학생의 1년간 수학 수업 시간은 평균 93.5시간으로 회원국 평균인 122.4시간보다 30시간 가까이 적다. 이우일 과총 회장은 “선진국은 수학·과학·정보 교육을 강화하는데 우리 교육과정은 그나마도 부족한 양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우려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