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804명… 700명대 첫 돌파
비수도권 안정세 뒤흔들 가능성
당국 “모임, 하더라도 짧게” 당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세 번째 맞는 명절인 이번 추석을 방역 당국은 확산의 고비로 보고 있다.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 연휴 이후 가족 모임발 집단 감염이 나온 것처럼 귀성길이 수도권발 유행의 전국 확산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 확진자는 70일 이상 네 자릿수를 유지 중이다. 15일 수도권과 서울의 확진자는 각각 1656명, 804명으로 집계 이래 가장 많은 수를 나타냈다. 서울의 하루 확진자가 700명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수도권은 언제 어디서든 감염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학교, 직장, 실내체육시설, 노래연습장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신규 감염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전체 지역사회 확진자 중 수도권 비율은 80.5%까지 올랐다. 수도권 비율은 4차 유행 초기인 7월 초 80%를 넘겼다가 8월 초 55%까지 떨어졌다. 그만큼 비수도권으로 확산세가 옮겨갔기 때문이다. 9월 현재 비수도권은 다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데, 추석 연휴 대규모 인구 이동이 예고돼 있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올 초 설 연휴 직후에도 비수도권 확진자 비율이 직전 주 대비 8%포인트 늘고, 설 가족 모임 여파가 직장 내 집단 감염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이번 추석에는 방역조치도 일부 완화될 예정이다. 17∼23일 수도권에서도 접종 완료자 4명을 포함하면 8명까지 가정 내 가족모임이 가능하다. 이미 6일부터 시작된 ‘6명 모임’ 확대만으로도 수도권 확산세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확진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방역당국은 대규모 집단 감염이 없는데도 유행 규모가 커진 배경으로 최근의 방역조치 완화를 꼽았다.
방역당국은 이번 추석 만남을 자제하고, 만나더라도 만나는 시간을 줄일 것을 당부했다. 이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시뮬레이션 분석에 따르면 만나는 시간이 짧을수록 코로나19 감염 위험은 떨어졌다. 같은 방에서 개개인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함께 있는 상황을 가정할 때, 모임 시간이 12시간일 땐 감염 위험이 60%, 4시간일 땐 35%였다.
주기적인 환기의 중요성도 다시 확인됐다. 12시간 만남 시 감염 위험은 환기를 아예 안 할 때 78%, 30분에 1번씩 할 때 60%로 각각 줄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김찬수 KIST 박사는 “환기 횟수를 줄이거나 만남 시간을 늘리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훨씬 증가한다는 것을 계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며 “환기가 어려운 상황에 있다면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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