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시작된 18일, 기차역과 터미널엔 귀성길에 오른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코로나 사태가 터진 이후 가족들을 만나기 힘들었지만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고향을 방문한다며 들뜬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뉴시스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과 서초구 고속터미널을 돌아본 결과 연휴를 맞아 타지역으로 이동을 하려는 사람들로 각 장소들은 북적였다.
오전 9시께부터 서울역 2층 대합실 안에는 사람들이 서서히 들어서더니 오전 10시가 되자 대합실에 마련된 약 20석의 자리들엔 승객들이 모두 앉아 있었다. 대부분 1~2인, 간혹 3~4인 가족 단위의 사람들이 역을 찾았다.
따뜻한 날씨에 다소 가벼운 옷차림으로 역을 찾은 이들은 추석 선물이 든 쇼핑백이나 보따리를 들고 고향으로 향하는 듯 보였다.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추(53)씨는 부모님이 계시는 대구를 가기 위해 오랜만에 역을 찾았다.
그는 “부모님도 백신을 다 맞았고 나도 1차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며 “코로나가 터진 이후엔 부모님이 명절 때마다 집에 오지 말라고 하셨는데 올해는 백신을 맞아 고향을 가게 돼서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연휴 기간 강원도 본가에 머무를 예정인 김혜정(31)씨는 “충남 천안에 혼자 살고 있는데 부모님이 젊은 사람 혼자 백신을 맞고 집에 있는 걸 걱정하셔서 고향 간 김에 백신도 맞고 오려고 한다”고 했다.
이날 오전 고속터미널에도 이동을 하려는 사람들 수십 명이 대합실에 앉아 있었다.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홀수 게이트는 폐쇄됐지만 짝수 게이트에는 발열 체크기기를 이용한 뒤 버스에 탑승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이 모습을 지켜 보던 터미널 보안팀 한 안전담당 직원은 “지난해 설과 추석에 비해 확실히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가족 단위로 움직이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동생과 함께 고향인 경북 안동을 간다는 자영업자 권모(76)씨는 “코로나가 터진 와중에 일도 해야 해서 3년 만에 고향을 가게 됐다”며 “어차피 코로나 때문에 장사도 안 되는데 이번 연휴엔 영업을 따로 안 한다”고 말했다. 30대 여성 A씨는 9살 아들과 함께 친구를 만나러 전북 군산에 간다고 전했다.
한편, 방역 당국은 전날(17일)부터 연휴 다음 날인 23일까지 일주일간 수도권 등 4단계 지역에서도 가정 내 가족모임에 한해 8명까지 사적 모임을 허용했다. 미접종자나 1차 접종자는 최대 4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그러면서도 이번 추석 연휴를 계기로 수도권 유행이 전국으로 확산할 우려가 매우 크다며 ▲60세 이상 부모가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경우 귀성·귀향 자제하기 ▲출발 전 백신 접종 또는 진단검사 ▲최소 인원으로 ▲만남 시간과 모임 횟수 줄이기 ▲환기 횟수 늘리기 등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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