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8개월째 이어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누구에게나 괴로운 존재입니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없던 시절로 돌아가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이제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선 여러 준비가 필요할텐데요. 그 중 하나가 ‘코로나 우울’에 맞서는 ‘튼튼한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같은 무게의 짐이라도 기초 체력이 약하면 더 무겁게 느껴지기 마련이겠지요. 그래서 이번 ‘코로날리지’에선 코로나 우울, 그 중에서도 아동과 청소년이 겪는 코로나 우울에 대해 짚어보고자 합니다.
● 스트레스는 늘고, 긍정적 감정은 줄어
코로나19로 인해 아동·청소년의 삶의 만족도가 낮아졌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드러나고 있습니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개발원)의 ‘2021년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보면 코로나19 이전(2018년~2019년 1분기) 정신건강 관련 상담 건수는 7만7000여 건이었는데 코로나19 이후(2020년~2021년 1분기)에는 13만8000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또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서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청소년 자체가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지난해에는 자신이 ‘감사, 평온, 관심, 침착함’과 같은 감정을 느낀다고 응답한 청소년이 평균 12%였는데 올해에는 4% 뿐입니다. 개발원은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있었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감염에 대한 불안이 일상화되면서 부정적 감정이 청소년들의 기본 정서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아동·청소년의 코로나 우울이 성인과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말합니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재난 상황을 겪을 경우 △감정 반응(불안, 우울, 무감각 등) △신체 반응(불면, 식욕저하, 두통 등) △인지 반응(집중력과 판단력 저하 등) △행동 반응(과한 의심과 경계심, 대인관계 회피) 등이 나타나는데요. 아이들은 우울한 마음을 직접적으로 호소하기보다는 등교 거부나 공격적 행동 등의 ‘행동 변화’로 주로 나타낸다는 설명입니다. 보호자의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 우리 아이 ‘마음 건강’ 챙길 수 있는 방법은
그렇다면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아이들이 마음 건강을 잘 챙기며 성장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소아 청소년을 위한 감염병 재난 시 마음지침서’를 펴냈습니다. 지침서에 나온 전문가들의 의견 중 어른들이 아이들을 대할 때 도움이 될 만한 부분을 소개합니다.
학회는 일단 코로나19로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를 대할 때 가장 중요한 자세로 ‘정상적인 반응임을 알려주는 것’을 꼽습니다. “나 뿐만이 아니라 다들 힘들어하는구나. 내가 이상해진 것이 아니구나”라고 아이가 안심하는 것이 회복의 첫 걸음이라는 얘깁니다.
만약 아이가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자가 격리 됐다면 처음 겪는 상황에 마음 건강 또한 위태로워질 수 있습니다. 아이는 불안한 마음에 당장 증상이 없더라도 부모에게 반복해서 열을 재달라고 하거나 증상에 대해서 여러 번 물을 수 있습니다. 일시적인 강박 증상처럼 보이지만 이를 비난하거나 혼내면 안 됩니다. 아이가 이해 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더 불안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자신을 불안하고 낯선 자가격리 상황으로 내몬 사람들이나 사회에 대한 분노를 표출할 수 있는데 이 역시 정상적인 감정이니 이해해주세요. 그리고 에너지를 적절히 해소할 수 있게끔 실내 신체 활동을 하라고 전문가들은 권고합니다.
아이가 코로나19에 확진될 수도 있습니다. 일단 아이가 불안해할까봐 사실과 다르게 설명하는 것은 아이의 마음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사실을 이야기해주되 의료진, 부모 등 사회의 어른들이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지 설명해주세요.
특히 나이가 어린 아이가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해야 한다면 낯선 공간을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평소 쓰던 베개, 이불, 인형을 가져가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보호자가 자신을 버렸다거나 병에 걸린 것이 자신이 큰 잘못을 저지른 것이라고 오해할 수 있기 때문에 가까운 사람과 연결되어있다는 느낌을 항상 받을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아이의 ‘코로나 우울’이 심해지거나 트라우마로 인해 극도로 불안과 우울감을 호소한다면 일시적으로 안정을 찾게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심호흡, 나비포옹법, 착지법 등입니다. 얼핏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방법입니다. 자신의 몸을 이완시키고 감각을 느끼면서 통해서 ‘스스로 내 자신을 조절할 수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게 목적입니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 어른들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면 아이들도 슬기롭게 불안한 감정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나비포옹법
1. 깊이 심호흡을 한번 합니다.
2. 두 팔을 가슴 위에서 교차시킨 상태에서 양측 팔뚝에 양손을 두고 나비가 날개짓을 하듯 좌우를 번갈아 살짝살짝 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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