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임 시절 ‘고발 사주’ 의혹을 놓고 수사에 돌입한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팀 구성 하루 뒤 대검찰청 감찰부를 압수수색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동시다발적으로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법 위반 등 혐의 입증 여부가 주목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 수사팀은 이번 연휴를 반납하고 앞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조만간 고발장 작성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근무했던 직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은 지난 16일 대검 감찰부 감찰3과를 압수수색해 지난 2주간 진행된 대검 진상조사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제보자 조성은씨가 제출한 휴대전화와 USB, 고발장 전달 정황 등이 담긴 텔레그램 메시지를 비롯해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당시 썼던 업무용 PC 기록,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을 통한 실명 판결문 열람기록 조사자료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황희석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대검에 이번 사건 고소장을 냈고, 서울중앙지검은 하루 만인 14일 공공수사1부에 배당했다. 대검 감찰부의 진상조사로는 외부인사에 대한 조사나 강제수사에 한계가 있어 빠르게 수사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현직 검사가 연루된 이번 사건에서 우선권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공수처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수사한다면, 검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선거방해 등 혐의를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수사권 조정 이후에도 검찰은 선거범죄 사건에 대해 직접수사가 가능하다.
하지만 다른 수사기관에서 중복되는 사건을 수사할 경우 이첩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공수처법을 근거로 공수처가 검찰에 이번 사건을 이첩하라고 요구하고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피의자 소환 등 단계에선 중복수사에 따른 과잉수사 인권침해 논란이 계속 커질 수 있어서 양 기관 사이 ‘교통정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특히 법조계에선, 검찰이 이번 의혹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기까진 난관이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기된 의혹대로 손 검사가 고발장을 작성해 전달한 고발장이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거쳐 당에 전달된 것이 사실로 드러나더라도,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목적으로 한 ‘고발 사주’란 점이 밝혀져야 하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손 검사-김 의원 등 사이의 연결고리가 확보될지가 관건이다.
한편 현재 서울중앙지검은 과거 특수부에 해당하는 반부패강력수사부 등을 투입해 윤 전 총장의 부인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전시기획사 협찬금 관련 의혹, 윤우진 전 용산세무소장의 뇌물수수 사건 수사 무마 의혹 등 다수의 윤 전 총장 처가·측근 수사를 전방위로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번 고발사주 의혹까지 수사에 돌입하면서 윤 전 총장과 그 주변부를 전방위적으로 겨냥하고 나선 모양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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