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두고 부친이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17일 해당 게시판에는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큰딸 결혼식 2주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22일 오후 3시 기준 8900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자신을 피해자의 아들이라고 소개한 청원인 A 씨는 “국내 3대 통신사 중 한 곳에서 30여 년 넘게 몸담아온 아버지는 직장 내 괴롭힘과 압박을 견디다 못해 지난 15일 새벽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A 씨에 따르면 부친 B 씨는 큰딸을 시집보낸 지 2주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사망했다. 이에 이상함을 느낀 유족은 집안에서 유서를 발견했고, B 씨의 팀장이 평소 그를 괴롭혀온 정황을 포착했다.
유서에는 “회사에 젊은 팀장이 한 명 왔는데 나를 못살게 군다” “출근하는 게 지옥 같다” “동료들에게 나에 대한 이상한 소문을 퍼뜨려 왕따 분위기를 만든다” “온갖 욕설과 무시성 발언으로 자존심이 상하고 괴롭다” “사람이 싫다, 무섭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아버지는 30년 근속 안식월을 받아 지난 15일 출근을 앞두고 계셨다”며 “휴가를 다 사용하고 다시 회사에 출근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두려움 등의 사유로 이같은 선택을 하신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부친이 사망한 날 아침에도 팀장은 ‘아버지가 회사에 출근을 하지 않고 연락이 되지 않아 집 앞까지 쫓아왔다’ ‘아버지 어디 있느냐’ ‘전화는 왜 꺼놨냐’며 화를 내는 전화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A 씨는 “(팀장에게) 아버지 가시는 길에 미안하다는 진심 어린 사과를 해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지만, 입을 꾹 다문 채 사과 한마디 없다”며 울분을 토했다. 사측과 회사 노조에서도 별다른 대응이 없다는 게 A 씨의 설명이다.
유족은 지난 17일로 예정됐던 고인의 발인을 연기했다. A 씨는 “유족들이 원하는 것은 다른 그 무엇도 아닌 진심 어린 사죄”라면서 “하루빨리 저희 아버지를 좋은 곳으로 모실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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