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구로구는 서울의 낙후지역이라는 인식이 강했지요. 이제는 어느 자치구와 견줘도 손색이 없습니다.”
이성 구로구청장(64)은 1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구로구의 변화된 모습을 소개하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2010년부터 내리 세 번 당선된 이 구청장은 취임 초부터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구축에 앞장서 왔다.
구로구에는 10여 년 전만 해도 상습 침수지역이 적지 않았다. 2010년 추석 연휴에는 2311가구가 물에 잠기기도 했다. 이 구청장은 “그때 남구로시장 상인들에게 ‘더 큰 비가 오더라도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후 침수지도 작성, 수해 취약가구에 돌봄공무원 배치 등 예방책을 펼친 결과 9년 연속 ‘수해 제로 도시’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보육여건을 보여주는 국공립어린이집은 10여 년 새 34곳에서 97곳으로 늘었다. 초등학생을 위한 돌봄시설인 우리동네키움센터와 구로구가 마련한 온종일돌봄센터도 각각 17곳이 조성됐다. 이 구청장 취임 전 40여 곳에 그쳤던 도서관은 현재 113곳이 있다.
굴뚝이 즐비한 낡은 공장밀집지역 이미지도 바뀐 지 오래다. 구로구는 2017년 전국 기초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스마트도시팀을 만들었다. 2019년에는 팀을 ‘과’로 확대해 인력 및 예산을 확충했다. 와이파이 망과 사물인터넷(IoT) 망을 지역 전체에 구축한 것도 구로구가 최초다. 이를 활용해 건물, 교량의 위험 징후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며 홀몸 어르신이나 어린이 등 취약계층을 위한 ‘안심케어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지난해 5월에는 폐쇄회로(CC)TV와 IoT 전반을 모니터링하는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을 구축했다.
꾸준한 노력 덕분에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우수 스마트도시 인증을 받았다. 이 구청장은 “구로구의 미래는 바로 스마트도시”라며 “2016년 스마트도시를 제시할 때만 해도 많은 이들이 낯설어했지만 이제는 전국에 모범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은 구로구에도 큰 위기였다. 지난해 3월 수도권 첫 집단감염이 구로구에서 발생하기도 했다. 이 구청장은 “콜센터 관련 확진자가 나온 뒤 선제적인 빌딩 폐쇄, 전수검사 등 과감한 대응으로 확산을 막았다”며 “중앙정부 차원의 대응 매뉴얼도 없던 때에 우리의 대응이 표준 매뉴얼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 구청장의 남은 임기는 9개월여. 서울 경기 8개 기초지자체가 함께하는 ‘안양천 명소화·고도화 사업’을 비롯해 구로 차량기지 이전, 옛 영등포구치소 부지 복합개발 등의 차질 없는 추진이 그의 목표다. 7월에는 이동진 도봉구청장에 이어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을 맡아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구청장은 “후임 구청장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결해놓고 떠나겠다”며 “마지막까지 주민을 위해 일하다 떠난 구청장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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