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논란]개발 완료뒤 2019, 2020년 현금인출
FIU, 횡령-배임 가능성 경찰 통보… 감사보고서엔 “473억 빌려가”
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수사 착수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 씨와 이성문 대표가 대장동 개발 사업이 완료된 뒤인 2019년과 지난해 회사 계좌에서 수십 차례에 걸쳐 거액의 현금을 인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자금 흐름을 분석한 금융정보분석원(FIU)은 횡령 및 배임이 의심된다고 보고 4월 경찰에 통보했다. 경찰은 자금 인출 경위와 사용처 등을 확인하기 위해 최근 김 씨에게 출석 통보를 한 뒤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씨와 이 대표는 2019년 화천대유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배당금 270억 원을 받아 흑자로 전환하자 회사 계좌에서 자금을 인출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자금 인출은 지난해에도 계속됐다고 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화천대유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김 씨는 화천대유로부터 지난해까지 장기 대여금 명목으로 473억 원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 역시 2019년 회사로부터 26억8000만 원을 빌렸다가 갚았고 지난해엔 단기 대여금 명목으로 12억 원을 빌렸다.
FIU는 화천대유와 거래하는 금융기관으로부터 “평소와 다른 수상한 자금 흐름이 보인다”는 의심거래보고(STR)를 받은 뒤 감사보고서 등 관련 자료와 거래 시점 등을 토대로 횡령 및 배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경찰에 통보했다.
서울용산경찰서는 4월 내사에 착수한 이후 이 대표를 한 차례 불러 조사했다. 이 대표는 경찰에서 “사업에 필요해 빌려 썼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까지 김 씨와 이 대표의 개인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지 않은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횡령 및 배임 등 혐의가 뚜렷하지 않아 계좌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화천대유 관련 의혹이 커지자 23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소속 범죄수익추적수사팀 1개 팀(5명)을 추가로 투입했다.
서울중앙지검은 화천대유의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허위로 제기했다는 혐의(공직선거법위반 허위사실공표)로 고발된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등에 대한 사건을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경근)에 23일 배당했다. 김 원내대표가 허위 사실을 알린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수사팀은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진위부터 파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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