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이 추천한 변호사, 성남도개公서 유동규 핵심참모 역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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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논란]사업자 평가 2차례 모두 참여… 화천대유 압도적 높은 점수 받아
유동규, 개발확정 2년전 “민관방식”… 함께 인터뷰한 남욱 “적극 협조”
도개公 관계자 “자신 뜻 안따른다며… 유동규, 담당부서 통째로 바꾸기도”

“대장동 공영개발 초창기에 공영개발을 한다고 하자 주민들과 함께 민영개발하라고 내 사무실에 한번 찾아온 것으로 기억한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대장동 민관 공동개발 사업을 설계하고,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측 컨소시엄을 민간 사업자로 선정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24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화천대유 측 남욱 변호사와의 관계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사업 정·관계 로비 혐의로 2015년 구속기소 됐다가 1,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성남시는 대장동을 2011년 3월 도시계획구역으로 지정한 뒤 공영개발 절차에 착수했고, 2012년 6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은 대장동 개발을 민관 공동개발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이에 앞서 유 전 본부장은 2012년 4월 한 경제지와의 인터뷰에서 “수년간 표류하던 (대장동) 사업을 민관 공동개발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인터뷰에는 남 변호사가 “성남도시개발공사, 주민추진위원회와 협의해 빠른 도시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할 것”이라고 말하는 대목이 함께 나온다. 이에 따라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가 만난 것은 2011년 3월 이후∼2012년 4월 이전으로 추정된다.

유 전 본부장은 남 변호사와의 유착 의혹을 부인했지만 부동산 업계에선 “유 전 본부장이 사실상 화천대유로 민간 사업자를 정해놓고 ‘원팀’처럼 개발을 추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민관 공동개발 방식을 동시에 언급한 것부터 석연치 않다. 게다가 컨소시엄 선정 당시 남 변호사가 추천한 인사가 유 전 본부장의 핵심 참모 역할을 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5년 3월 민간 사업자 공모를 진행해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넉 달 전인 2014년 11월 정모 변호사가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 소속 투자사업팀장으로 입사했는데, 남 변호사가 대학 후배인 정 변호사를 공사 측에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정 변호사는 컨소시엄 평가위원회에서 내부 인사 4인으로만 구성된 절대평가와 외부 인사 3인이 포함된 상대평가 등 2단계 평가에 모두 참여했다. 하나은행 컨소시엄은 경쟁업체 2곳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양대 성악과를 졸업한 유 전 본부장은 2008년 성남시 분당구의 한 아파트단지 리모델링추진위원회 조합장 등을 맡았다. 2010년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지지했으며, 이 지사가 당선되자 시장인수위원회 등에서 활동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10년 10월 성남시시설관리공단(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 임용됐다. 당시 사장 공석으로 사장 직무대리를 맡았는데, 성남시의회에선 공무원 근무 경력 등이 없는 유 전 본부장의 임원 자격 시비가 불거졌다.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민간 사업자를 선정할 당시 자신의 뜻을 따르지 않으면 담당 부서를 통째로 바꾸기도 했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2009년 대장동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그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장동 부지에 대해 공영개발을 추진하자 민영개발을 추진하던 민간 시행사 측의 돈을 받고 정치권 등에 금품 로비를 했다. 2010년 LH가 경영난 등의 이유로 대장동 개발을 포기하자 지주들을 설득해 직접 토지를 매입하는 등 민영개발을 추진했다. 남 변호사는 현재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의 실소유주다.

#남욱#변호사#유동규#핵심참모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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