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다. 크게 늘어난 이동량과 아직 백신 접종이 완료되지 않은 젊은층 위주로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확산세가 커지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상황에도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는 사실상 상수가 돼가는 형국이다. 장기간의 팬데믹으로 더 이상 일상생활을 옥죄는 방식으로는 지속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26일 지역민영방송협회 특별대담에서 10월 말부터는 방역수칙의 단계적 완화를 강조했다.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고통을 고려했을 때 단계적 일상 회복을 더 이상 미루기 어렵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총리는 “10월 말 정도면 접종 완료자가 전 국민 70% 이상 달성될 것 같다”며 ”그때쯤에는 다음 단계로 방역뿐 아니라 일상이 회복되는 단계적 일상 회복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그때쯤에는 확진자가 생기더라도 위험성을 줄일 수 있고 사망을 줄일 수 있다”며 “(10월 말에는) 단계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이 같은 판단을 하고 배경에는 역시나 백신이 있다. 우선 김 총리가 언급한 것과 같이 접종률의 증가다.
현재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대부분은 접종을 완료하지 못한 2030세대가 차지하고 있는데 10월에는 이들에 대한 접종률이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60대 이상 세대의 접종 완료율은 80%를 넘긴 상황이지만 18세 이상부터 40대까지 접종 완료율은 아직 30%대 수준이다. 활동성이 높은 이들 세대의 접종이 완료되면 확산세는 다소 안정을 찾을 전망이다.
확진자가 줄지 않더라도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안정적으로 관리된다면 단계적 일상 회복은 더 빨리질 수 있다. 위드 코로나 체계에서는 신규 확진자 숫자보다는 환자를 빨리 치료해 내보내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낮아진 경각심도 빼놓을 수 없는 배경 요소다. 현재로서는 방역 수칙을 더 강화한다고 하더라도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인 상황이다.
정부는 4차 유행이 시작된 이후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보지는 못했다. 물론 4단계라도 적용했기 때문에 더 큰 확산세를 억제해 왔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이를 계속해서 끌고 가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국민들의 소매 여가활동 이동량은 8월 중순 저점을 찍은 뒤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 주의 이동량은 지난 6월 말 이후 최고치였다. 즉,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지 않고 방역 강화로 효과를 볼 수 있다면 관련 정책을 시행하겠지만 효과가 불분명해진 이제는 방역 체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수도권 내 한 병원의 감염병 관련 교수는 “정부가 예고한 11월 초 방역 체계 전환은 가야만 하는 길이고 그렇게 갈 수밖에 없다”며 “결국은 선택의 문제인데 다만, 의료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는 철저한 준비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보다 위드 코로나를 먼저 시행하고 있는 덴마크나 영국, 싱가포르 역시 최근 다시 신규 확진자가 늘고는 있지만 치명률은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아울러 외국 전문가들도 이르면 내년부터는 지금과 같은 대유행이 다시 발생하기는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참여한 존 벨 교수는 “최악을 벗어났고, 올해 겨울도 넘길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봄에는 감기와 같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콧 고틀립 전 미국 식품의약국 국장도 “델타 변이가 미국에서 마지막 유행일 수 있다”며 “코로나는 계속 퍼지겠지만 지금처럼 심하진 않을 것이며 기본적으로는 또 다른 독감처럼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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