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속초시 영랑호에서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흉기 테러를 당한 피해자가 소셜미디어(SNS)에 아찔했던 상황을 전하며 “밤길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사건은 지난 2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오후 11시 40분경 영랑호 산책길을 걷던 20대 A 씨 커플이 30대 남성 B 씨의 기습적인 흉기 공격을 받았다. A 씨와 B 씨는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
A 씨는 목과 손목에 큰 상처를 입어 봉합수술을 받았으며, 여자친구도 목 부위에 상처를 입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27일 오전 7시 45분경 B 씨의 주거지에서 그를 긴급체포했다. B 씨는 범행 자체는 인정했으나 동기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후 A 씨는 SNS에 “퇴근 후 여자친구와 밤 산책하러 영랑호수에 갔다. 중간 지점 넘어서 가던 중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사람이 제 뒤로 지나가더니 기습적으로 흉기로 제 목을 찔렀고, 여자친구의 목에도 흉기를 그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항하면서 상대방을 붙잡으려 하자 2차로 제 손목을 흉기로 긋고 도망갔다”며 “이미 피가 많이 난 상태로 쫓아갈 수가 없었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패닉 상태로 구급차에 탔다”고 떠올렸다.
그는 “다행히 목은 너무 깊지 않게 찔려 생명에 지정은 없지만, 손목은 힘줄이며 신경들이 다 잘려 나간 상태다. 흉기가 빗겨나간 여자친구는 9바늘을 꿰맨 상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심각성을 알려주기 위해 글을 쓴다. 제발 부디 혼자 다니지 마시고, 밤늦게 다니지 마시고 최대한 밝은 길로 사람이 많은 곳으로 다니시길 바란다. 저에게 이런 일이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제발 다들 조심하시라”고 당부했다.
속초경찰서는 특수상해 혐의로 B 씨를 붙잡아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살인미수죄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영랑호와 청초호 등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