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12~17세에 대해 오는 10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자율 접종하도록 한 가운데 당사자인 학생들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감염병 위험으로부터 해방되려면 접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부작용을 걱정해 맞지 않겠다거나 맞더라도 최대한 시기를 늦추겠다는 등 상반된 반응이 나온다.
28일 서울 종로구 동성고에서 만난 2학년 김동환군은 “백신을 맞지 않아서 조금 불안하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어차피 언젠가는 접종해야 할 것이기 때문에 기회를 줄 때 맞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군은 “부모님도 백신을 다 맞으셨는데 팔만 좀 아프다더라”며 “실제로 백신을 맞으면 어떤 느낌이 드는지 궁금하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 학교 김정빈군(2학년)도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도 길고 학원도 가야 하는데 백신을 접종하면 안전하게 다닐 수 있을 것 같다”며 “부작용은 딱히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최은화 예방접종위원회 위원장은 전날 올해 4분기 백신 접종 계획 브리핑에서 “지난 25일까지 보고된 국내·외 데이터를 근거로 우리나라 12~17세 코로나19 예방접종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이득이 잠재적 위해를 상회한다고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계보건기구(WHO)는 12세 이상 고위험군에 대한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으며 미국·일본·캐나다 등 대부분 국가에서 12세 이상 모든 소아·청소년에게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다”며 백신 안정성을 강조했다.
다만 학생들 사이에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완전히 가시지 않은 분위기다.
동성고 2학년 임형진군은 “완벽하게 안정성이 검증된 것은 아니라고 들었다”며 “부작용도 걱정되고 일단 너무 아플 것 같아서 맞고 싶지 않다. 맞더라도 선봉장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2학년 이승환군도 “아직 결정을 하지 못했다”며 “(고2의 경우) 10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 접종한다고 하는데 맞더라도 최대한 늦게 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한편 이날 동성고에서는 서울시교육청의 학교 방역 강화 방침에 따라 ‘신속 유전자증폭(PCR) 검사’ 시범사업이 진행됐다. 원격수업을 받는 1학년을 제외하고 2·3학년 약 100명이 검사에 참여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4일부터 오는 10월30일까지 기숙사를 운영하는 시내 5개 학교를 대상으로 신속 PCR 검사를 매주 1차례 실시하고 효과를 살펴 향후 확대를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속 PCR 검사는 정확도는 높지만 결과가 나오기까지 6시간 이상 소요되는 PCR 검사와 검사 결과는 빠르게 나오지만 정확도가 떨어지는 자가검사키트의 중간 성격을 띤다.
검사부터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소 1시간20분에서 최대 3시간 소요된다. 검사 정확도는 9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기준 신속 PCR 검사 시범사업에 참여한 5개 학교에서 평균 2회씩 검사가 이뤄졌는데 확진자가 발견된 경우는 없었다.
이날 신속 PCR 검사를 받은 임군은 “등교하면서 간단하게 검사를 받고 결과도 핸드폰으로 바로 알려준다”며 “음성인지 양성인지 빠르게 알 수 있어서 그나마 안심하고 학교에 다닐 수 있다”고 말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동성고 검사 현장을 점검하고 “교사들이나 학생들도 불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신속 PCR 검사 같은 보완 장치가 있어야 한다”며 “검사 유효성을 조금 더 검증하면 ‘위드 코로나’ 시대, 학교에 굉장히 중요한 보루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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