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묘지 이장비 등 473억 왜 비용처리 않고 현금인출 했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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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논란]
화천대유측 “회사가 해결 힘들어… 회장이 회삿돈 빌려 나서” 주장
업계 “360기 이장 합의금 8억 정도, 280기에 수백억 필요했는지 의문”
金, 보상 끝난 후에도 회삿돈 인출

화천대유 최대 주주 김만배 씨는 회사 계좌에서 수십 차례 현금을 인출한 것과 관련해 “묘지 이전 관련 합의금”이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김 씨의 현금 인출은 2019년 이후에도 이어졌지만 공사 당시 위성사진을 보면 2016년에는 대장지구(왼쪽 사진) 내에
 묘지가 보이지만 2018년(오른쪽 사진)에는 묘지 이전이 거의 끝나 묘지가 보이지 않는다. 사진 출처 카카오맵
화천대유 최대 주주 김만배 씨는 회사 계좌에서 수십 차례 현금을 인출한 것과 관련해 “묘지 이전 관련 합의금”이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김 씨의 현금 인출은 2019년 이후에도 이어졌지만 공사 당시 위성사진을 보면 2016년에는 대장지구(왼쪽 사진) 내에 묘지가 보이지만 2018년(오른쪽 사진)에는 묘지 이전이 거의 끝나 묘지가 보이지 않는다. 사진 출처 카카오맵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최대주주 김만배 씨의 횡령 및 배임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경찰은 김 씨가 회사 계좌에서 수십 차례 거액을 인출한 것에 대해 “묘지 이장과 임차인 등에 대한 합의금”이라고 경찰 조사에서 주장한 것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이었다면 정상적으로 비용 처리를 하면 되는데 지속적으로 현금을 인출하는 등 수상한 대목이 있다고 보고 김 씨에게 추가 소명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화천대유 측은 28일 입장문에서 “묘지 280개, 임차인 100여 명 등 토지 수용 절차로 해결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성남의뜰 혹은 화천대유가 직접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대표이사 또는 회장(김 씨)이 회사에서 돈을 빌려 이를 해결한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화천대유 측의 이 같은 주장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한 개발업체 관계자는 “사업 기간 단축을 위해 돈으로 임의로 합의금을 지급했다고 하더라도 수십억 원에 이르는 거액이 필요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개발업체 관계자도 “2007년경 묘지 360개를 이장하는 데 쓴 합의금은 8억 원 정도였다”고 했다. 김 씨는 지난해까지 장기 대여금 명목으로 화천대유에서 473억 원을 빌렸다.

김 씨는 토지 보상 절차가 마무리된 2019년 이후에도 회사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은 2017년 6, 7월 두 차례에 걸쳐 분묘 개장공고를 냈고, 2018년 촬영된 위성지도를 보면 사업부지 대부분에서 개발이 시작돼 묘지는 거의 사라진 상태였다. 묘지 이장과 합의금 지급 절차가 완료된 것으로 보이는 2019년 이후 김 씨가 어떤 목적으로 회사 자금을 인출했는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된다.

경찰은 조사 대상 3명 중 아직 조사를 받지 않은 천화동인 1호 대표인 이한성 씨(57)도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이 씨는 다음 달 초 출석해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화천대유 등기이사 4명 중 1명으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17대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이었다.

화천대유 측은 “이 씨는 이 전 의원 보좌관으로 근무했지만 이 전 의원과 연락한 지는 10년 이상 됐다고 한다”며 이 전 부지사와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이 전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는 “최근 3, 4년 넘게 연락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씨는 지난해 10월과 올 5월 각각 ㈜휘겸, ㈜지산겸이라는 업체의 대표에도 선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업체들은 화천대유, 천화동인 1호와 같은 주소를 쓰고 있다.

#김만배#묘지 이장#현금인출#473억#화천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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