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칼럼]총장까지 발로 뛰는 지방대 충원 경쟁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30일 03시 00분


이종승 기자
이종승 기자
14일 마감한 2022학년도 대학입시 수시 모집 결과 수도권대학과 지방대학의 경쟁률 격차가 작년보다 더 벌어져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한 지방대 미달 사태가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권 수시 경쟁률은 15.9 대 1 이었던 반면 지방권 경쟁률은 6 대 1로 작년의 9 대 1 격차가 9.9 대 1로 커진 것이다. 작년 4년제 일반대학의 지방대 미충원은 1만5423명으로 수도권 1000명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작년 지방대학의 대규모 미달은 △묻지마식 수도권대학 지원 △지역일자리 부재 △진로교육 부재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결과다. 올해는 고3 학생수가 전년에 비해 1만4000여 명 증가했지만 2022학년도 수시 경쟁률 상위 30위 안에 든 지방대학은 경북대 부산대 을지대 등 3개에 그칠 정도로 지방대 기피 현상은 심화됐다.

지방대학은 미달 사태를 피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다. 특히 대규모 미달을 경험한 대학들은 사생결단의 각오로 나섰다. 전국 최다인 780여 명의 미충원이 발생했던 대구대는 신세대가 선호하는 학과 신설, 학부 통합 선발, 야구장 대입정보박람회 개최 등 안간힘을 썼다. 작년 200여 명의 미충원이 발생했던 동명대는 총장이 직접 발로 뛰었다. 전호환 총장은 “내년에 신설되는 무학년, 무학점, 무티칭 등 3무(無)가 기본인 두잉(Do-ing)대학의 가치를 널리 알려 지원률을 올리는 전략을 택했다”면서 “부울경 중심으로 76개 고교를 방문했고, 줌으로 전국 133개 고교 164명의 교사들과 만났다”고 했다. 전 총장은 “90명을 모집하는 두잉(Do-ing)대학에 전국의 93개 고교에서 157명이 지원한 것은 새로운 대학 교육에 대한 열망으로 볼 수 있어 혁신의 중요성을 알았다”고 했다. 동명대의 수시 경쟁률은 5.05 대 1로 작년보다 0.34 대 1이 올랐다. 710명이 미달했던 원광대도 박맹수 총장이 고교 21개를 방문했으며 ‘1교수 1고교’ 방문 운동도 벌였다. 수시 경쟁률은 4.46 대 1로 작년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지방대학들은 경쟁률이 올랐다고 해서 맘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수도권 대학으로의 연쇄 이동이 결국 지방대의 미달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대학의 노력에 지자체도 힘을 보태야 미충원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대학과 지자체의 관계는 순망치한 이상이다.

한국은행 강릉본부는 2019년 대학생 1명이 584만 원의 소비지출을 통해 1인당 365만 원의 소득을 창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역에서 대학은 이미 경제적 가치를 넘어섰다. 대학이 없어진 남원(서남대), 동해(한중대), 양양(가톨릭 관동대)은 대학의 가치를 절감하고 있다. 지역소멸을 막을 수 있는 유력한 방법 중 하나는 지역대학을 성장 동력으로 육성해 인구를 모으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지자체는 먼저 대학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도와야 한다. 몇 달 뒤 닥칠 결과를 보고 대책을 세울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대학과 머리를 맞대고 입학, 취업, 정주 여건 개선 등에 나서야 한다. 대학이 살아야 지역도 산다.

#에듀플러스#에듀칼럼#지방대#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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