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만배 “대장동서 번 내돈 절반 주겠다”… 유동규 “어떻게 줄거냐”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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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녹취록-FIU 자료서 대화 파악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내가) 번 돈의 절반을 주겠다.”(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그 돈을) 어떻게 줄 것이냐?”(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이 파악한 지난해 10월경 유 전 사장 직무대리와 김 씨의 대화 내용이다. 검찰은 2015년 3월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선정 당시 화천대유 측에 특혜를 주고 개발이익 25%를 받기로 김 씨와 처음 약속한 유 전 사장 직무대리가 지난해 10월 구체적인 금액을 최종 협의한 뒤 확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유 전 사장 직무대리와 김 씨의 대화 녹취록, 금융정보분석원(FIU) 자료 등으로 이 같은 사실이 입증됐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유 전 사장 직무대리도 검찰 조사에서 김 씨와 대화를 나눈 사실 등을 인정했다고 한다.

○ “2015년 개발이익 25% 약속받고 특혜 제공”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유 전 사장 직무대리는 개인적 이유로 경기관광공사 사장에서 중도 사퇴하기 전인 지난해 10월경 김 씨를 찾아갔다. 그는 김 씨에게 대장동 개발 이익에서 자신의 몫 700억 원을 요구했고, 김 씨도 그 돈을 지급하겠다고 답했다. 2015년 당시 예상 개발이익은 약 1800억 원으로 유 전 사장 직무대리가 예상했던 돈은 450억 원이었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배당수익이 3000억 원으로 늘어나자 더 많은 돈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700억 원은 김 씨가 소유한 화천대유와 그 가족이 소유한 천화동인 1∼3호의 배당수익 추정액 약 1400억 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올 1월 유 전 사장 직무대리는 김 씨에게 700억 원 중 일부인 5억 원을 전달받았고, 검찰은 유 전 사장 직무대리가 이 돈을 유원홀딩스에 투자받기로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 전 사장 직무대리는 자신과 함께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투자팀장으로 일했던 정민용 변호사 명의로 부동산 및 비료 관련 업체인 유원홀딩스를 올 1월 설립했다.

검찰은 2015년 유 전 사장 직무대리가 김 씨로부터 수익 배분을 약속받은 뒤 화천대유 측이 참여한 컨소시엄을 대장동 개발 사업자로 선정하기 위해 기획 단계부터 사실상 전횡을 휘두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는 당초 성남도시개발공사 내 개발사업본부에서 담당하던 신규 투자 타당성 조사 등 개발사업 핵심 업무를 자신이 본부장으로 있던 기획본부 산하 전략사업실로 이관했다. 그 뒤 화천대유 측 핵심 관계자들이 추천한 김민걸 회계사와 정민용 변호사를 각각 전략사업실장과 전략투자팀장으로 신규 채용해 민간사업자에 막대한 배당금이 돌아가도록 수익 배분 구조를 설계하도록 했다. 김 회계사는 정 회계사와 같은 회계법인 출신이고, 정 변호사는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의 대학 후배다. 이에 따라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배당금은 1822억 원으로 상한액이 설정됐지만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는 우선주에 배당되고 남은 배당금 전액을 받도록 설계됐다.

검찰은 최근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면서 당시 유 전 사장 직무대리 지시로 민간의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뺐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들 일부가 민간사업자가 얻는 초과이익을 제한하는 ‘캡’ 조항을 삭제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자 유 전 사장 직무대리는 이들을 모두 개발사업 업무에서 배제했다고 한다.

○ “위례신도시 시행사에 특혜 주고 3억 원 받아”
검찰은 또 유 전 사장 직무대리가 2013년경 위례신도시 개발 민간사업자 위례자산관리의 대주주 정재창 씨로부터 3억여 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도 구속영장에 넣었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3년 11월 ‘대장동 개발사업’과 비슷한 민관 합동 개발 방식으로 위례신도시 개발에 나섰다. 2010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 임용된 유 전 사장 직무대리는 이 사업 전반에도 관여했다. 위례신도시와 대장동 개발 당시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불법 금품의 대가로 특정 사업자에게 특혜를 줬다면 공공개발이었다는 주장의 정당성이 훼손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위례신도시 개발 민간사업자들이 화천대유와 관계사 핵심 임원들과 상당 부분 겹친다는 사실에도 주목하고 있다. 정재창 씨는 정 회계사와 함께 2009년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설립했던 판교AMC 공동 대표를 맡았다. 위례자산관리의 등기부등본에는 남 변호사의 부인 정모 씨도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또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인척이자 대장동 개발 부지 5개 블록에서 아파트 분양대행권을 독점한 분양대행업체는 2014년 위례자산관리가 시행사로 참여한 아파트의 분양대행을 맡았다.

#김만배#유동규#녹취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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