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1시경 경기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판교산운아펠바움’ 정문. 굳게 닫힌 회색철문 앞으로 건장한 보안업체 직원이 나와 입구부터 막아섰다. 누구를 찾아왔는지 방문 목적을 밝힌 뒤 입주자의 확인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었다. 외부인의 출입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곳은 성남시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1호’ 명의로 된 최고급 타운하우스다.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으로 언론의 이목이 집중된 탓인지 보안업체 직원이 출입을 철저하게 통제했다.
● 62억 원에 최고급 타운하우스 매입
SKD&D는 2010년 전용면적은 176~310㎡(공급면적 365~792㎡)dlm ‘판교산운아펠바움’ 타운하우스 34채를 분양했다. 가장 넓은 310㎡가 80억 원 수준이었고 176㎡도 31억9000만 원이었다.
이 타운하우스는 국내 최고급 주택단지 중 한 곳으로 ‘판교의 비버리힐스‘로 불린다. 주로 기업 대표와 의사·교수 같은 전문직 종사자가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부동산 한 관계자는 “개인프라이버시를 중요시 하는 부유층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천화동인 1호는 2019년 10월 이 타운하우스 한 채를 62억 원에 사들였다. 지하 1층~지상 2층을 합쳐 공급면적은 433㎡(약 131평) 정도다. 주차공간과 멀티룸으로 사용하는 지하 1층을 빼더라도 생활공간만 286㎡(약 86평)에 이른다. 천화동인은 이듬해 1월 31일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마쳤다.
● 실소유주는 ‘안개 속’
천화동인 1호의 타운하우스 매입 목적과 자금이 어디서 나왔는지, 실제 소유주는 누구인지 등은 아직 알려진 것이 없다. 타운하우스 안에 음료를 공급하는 A 씨는 “2년 전까지는 그 집(천화동인 1호 매입 주택)에 배달을 했다. 그 뒤에 주인이 바뀌면서 배달도 끊었다. 지금은 누가 사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등기부등본에는 매입 이후 현재까지 소유주가 천화동인 1호로 돼 있다. 대표는 서류상으론 이한성 씨(57)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17대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이었다.
이 씨 개인이 아닌 천화동인 1호 명의로 매입해 임직원이 살았거나 ‘비밀 아지트’ 등으로 사용했을 가능성도 나온다. 동간거리도 20~35m로 넓고 완벽한 경비시템을 갖추고 있어 출입구만 통제하면 보안에 한 치의 틈도 없는 완벽한 입지라는 게 주변 부동산 관계자들의 말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보안경비가 좋은만큼 실거주 외에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 모임 같은 특수 용도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천화동인 1호는 지분 100%를 화천대유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 또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를 실소유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1일 국정감사에서 “천화동인의 실소유주는 따로 있는데, 1호는 유 전 사장 직무대리라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전담팀은 6일 이 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타운하우스 매입 과정과 구매자금출처, 실소유주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타운하우스에 관한 내용을 확인한 뒤 관련 자료를 확보해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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