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사흘간 체험전시관서 개최… 세계적 석학-농업인 등 50여명 참가
지속가능한 미래식량 공급 전략 논의… 국제생태영상제 등 부대 행사도 다양
6일 오후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풍년을 기약하는 가을 햇살이 고르게 퍼진 누런 봉하 들판에는 ‘김해생태농업단지’라는 간판이 우뚝 서 있었다. 퇴임 후 귀향한 뒤 생태 환경 전도사를 자처했던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이 살아 있는 봉하마을에서 친환경 농업 확산을 위한 국제 행사가 열린다.
경남도와 김해시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국제생태농업네트워크(이사장 최재철)가 주관하는 ‘제1회 국제생태농업포럼(IFEF)’이 7∼9일 봉하마을 ‘깨어 있는 시민문화체험전시관’(김해시민문화체험전시관)에서 열린다. 내년 5월 개관을 목표로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이 전시관은 노 전 대통령 생가, 퇴임 후의 사저(대통령의 집)와 도로를 사이에 두고 봉하 들판 쪽에 위치해 있다.
리컨벤션(대표 이봉순)이 대행하는 이번 포럼 주제는 ‘기후 위기 시대,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농업’이다. 생태농업의 중요성과 기후변화 속 지속가능한 미래식량 공급을 위한 인류 공동의 대응 전략이 집중 논의된다. 행사는 대면과 비대면을 나눠 진행된다. 세계적 석학과 생태농업 분야 전문가, 국내 유기농업인 등 50여 명이 참가한다.
7일 ‘종자, 농민의 농민에 의한 농민을 위한’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오픈세션에는 변현단 토종씨드림 대표와 김은진 원광대 교수, 경남토종종자보호운동 우봉희 씨 등이 토론에 나선다. ‘생물다양성과 농업생태계’가 주제인 8일 세션에는 생태농업 선봉장인 강기갑 전 통합진보당 대표, 일본 유기농업인 후루노 다카오 등 국내외 유명인이 발표자로 나선다. 건강한 시민이 만드는 농업생태계, 탄소중립을 위한 생태농업 등도 다른 세션의 논의 대상이다.
이번 포럼의 핵심 부대행사인 ‘봉하국제생태영상제’에서는 3편의 생태 영화가 상영된다. 생태 전문 기자인 진재운 감독의 ‘물의 기억’, 미국 언론이 극찬했던 다큐멘터리 ‘대지에 입맞춤을’(감독 조시 티켈), 하라무라 마사키가 감독한 ‘씨앗은 누구의 것인가’ 등이다. 영화마다 사전 등록한 50명의 관객이 감독들과 라이브로 질의 답변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또 다른 부대행사인 ‘친환경농가 직거래 마켓’에서는 김해와 합천, 의령과 하동 등지의 농민 20명이 생산한 유기농 딸기잼, 매실원액, 알로에 생잎 등을 하루 2회 판매한다. ‘보이는 라디오로 만나는 생태귀농정보센터’ ‘친환경 전통주 만들기’도 함께 열린다.
리컨벤션 이지은 대리는 “생태농업에 관심이 있는 국내외 청년 100명을 ‘글로벌 청년 서포터즈’로 뽑아 온라인 홍보를 펼치고 ‘친환경 야채 재배 체험단’인 에코패밀리 130명도 선발해 체험학습은 물론이고 온라인 강연을 듣는 기회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모두 생태농업 저변 확대를 위한 노력이다.
국제생태농업네트워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종식되면 봉하 들판과 인근 생태하천인 화포천 등지에서 가족들이 어우러져 생태농업 수확, 생물다양성 체험, 생태 영화 관람 등을 하는 ‘생태농업의 세계적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진보와 보수, 철학과 이념을 떠나 생태농업 확산이 시대적 과업이라는 차원에서다. 네트워크 최 이사장은 덴마크와 모로코 대사를 지냈고 런던협약 등 국제환경협약 체결에 관여한 환경외교 전문가다. 퇴직 후에도 국제환경문제 강의, 후학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리컨벤션 이 대표는 “전직 대통령이 귀향해 친환경생태농업에 천착한 사례는 해외에서도 의미를 크게 부여한다”며 “정치색을 배제한 국제생태농업포럼이 생태농업 분야 ‘한국의 다보스포럼’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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