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오는 20일 총파업 투쟁 강행 방침을 재확인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를 향해서는 노동자 권리 보장을 위한 공개적인 토론을 공식 제안했다.
민주노총은 7일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총파업 준비는 끝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예고한 총파업 투쟁을 약 열흘 앞두고서다.
양경수 위원장 구속으로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윤택근 수석부위원장은 이날 “민주노총은 오는 20일 총파업 투쟁에 돌입한다”며 “5대 핵심 의제와 15대 요구안을 중심으로 3대 쟁취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노총의 총파업 3대 쟁취 목표는 ▲비정규직 철폐 및 노동법 전면 개정 ▲코로나19 재난시기 해고금지 등 일자리 국가 보장 ▲국방예산 삭감 및 주택·의료·교육·돌봄 공공성 강화 등이다.
윤 수석부위원장은 “코로나19 방역 실패와 경제 파탄 책임을 민주노총 때문이라고 호도하는 정부가 촛불 정부냐”며 “함께 살자고 이야기한 위원장을 구속시키는 것이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지난 2월부터 5대 핵심 의제를 중심으로 정부에 대화하자고 얘기했다”며 “그러나 아직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다.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정부의 태도가 한심스럽고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하지 않는다면 민주노총이 나서겠다”며 “국민 여러분도 민주노총이 왜 파업을 하는지, 왜 거리로 나오는지, 어떤 목소리를 내는지 함께 귀 기울여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노총의 총파업 투쟁은 110만 조합원이 한날 한시 일손을 멈추고,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 집회를 개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현재까지 총파업 투쟁에는 산하 조직인 금속노조,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조, 건설노조, 공무원노조, 학교 비정규직 노조 등이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은 이들 규모를 약 55만명으로 추산했다.
다만 이는 민주노총이 당초 밝힌 목표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윤 수석부위원장은 “(총파업까지) 남아있는 기간 동안 산별 위원장들의 독려가 계속 있을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지금 파악하고 있는 규모보다 훨씬 더 많은 인원이 총파업에 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총파업 투쟁에 대한 정부의 제동도 경고했다. 윤 수석부위원장은 “정부가 코로나19를 핑계로 국민의 목소리를 강제하거나 재갈을 물린다면 큰 오판임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전날 고용노동부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민주노총의 총파업 목적이 정당하지 않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요구안 중 어떤 내용이 정당하지 않다는 건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부당한 게 있다면 정부가 답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민주노총은 아울러 김부겸 국무총리를 향해 공개적인 토론을 제안했다.
민주노총은 “우리는 지난 7월3일 전국노동자대회를 전후로 민주노총 죽이기에 혈안이 됐던 정부에 제안한다”며 “헌법이 부여한 기본권과 방역법의 충돌에 대해 토론하자”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한 현장의 과제와 대안에 대해 토론하자”며 “많은 이들이 볼 수 있도록 공개적인 TV토론을 제안한다. 총리실 주도로 매체와 시간과 장소를 정하고 민주노총과 마주 앉아 토론하자”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민주노총 앞에서는 자영업자 대표가 민주노총의 총파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윤 수석부위원장은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대책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며 “민주노총과 자영업자의 상황이 다르지 않다. 마치 파업을 한다는 이유로 정부가 을들의 갈등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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