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전예약 시작 일주일 만에 고1·2(16~17세)의 절반 가량이 접종을 신청했지만 감염병 전문가 사이에서는 부작용 우려로 최종 예약률은 이와 비교해 크게 높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1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12일) 0시 기준 16~17세 89만8732명 가운데 48.1%에 해당하는 43만2608명이 코로나19 백신 사전예약을 완료했다.
사전예약 첫날인 지난 5일 하루 동안 19만여명이 예약을 완료해 20.8%의 예약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27.3%P 상승한 수치다.
16~17세 백신 사전예약은 오는 29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될 예정으로 2주 이상 여유가 있는 상황이지만 감염병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종 예약률이 50%를 약간 웃도는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소아·청소년의 경우 코로나19에 확진되도 사망하거나 중증으로 발전할 비율이 낮은 반면 심근염·심낭염 등 부작용 발생 위험이 가시지 않아 성인과 비교해 접종 수요가 적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백신 예약은 초기에 몰리고 이후 증가폭이 둔화하는 경향이 있는데 소아·청소년의 경우 향후 예약 수요가 더 적을 것”이라며 “최종 예약률은 50% 전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학생과 학부모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소아·청소년 인플루엔자(독감) 접종률이 60%에 미치지 못했는데 부작용 위험이 훨씬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보다 높아지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 2020~2021절기 13~18세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률은 59.5%를 나타낸 바 있다.
백신 수급의 어려움이 일정 부분 해소됨에 따라 추후 접종 기회를 노리거나 잔여백신 접종까지 고려해 사전예약을 신청하지 않는 수요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급성 심근염 등 부작용 발생 위험에 대한 연구 결과조차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최종 예약률은) 50%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백신 부족 사태가 어느 정도 해갈이 된 만큼 추가 접종 기회가 주어질 때 신청하거나 잔여백신을 접종하려는 수요가 상당수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은 성인 2차 접종이나 고위험군에 대한 부스터샷 접종이 끝난 뒤 연구 결과가 쌓인 이후 진행해도 늦지 않는다고 본다”며 “소아·청소년 가운데 혹시라도 백신 접종 이후 사망자가 나온다면 혼란이 극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사례를 참조해 정부가 소아·청소년에 대해서는 백신을 1회 접종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내놓을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미국의 경우 소아·청소년에 대해서도 2회 접종을 실시하고 있지만 영국, 홍콩, 노르웨이, 스웨덴 등 국가는 1회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홍콩은 소아·청소년 대상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이후 부작용 사례가 속출하자 10대에 대해 1회만 접종하기로 방침을 바꾸기도 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확진자 규모가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미국도 12~17세 백신 접종 비율은 50% 수준이어서 우리나라도 그 정도 수준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12~17세의 경우 백신 접종에 대한 이익이 크지 않은 반면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해외 사례를 참조해 1차만 접종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이어 “12~17세는 1차 접종만 해도 코로나19 확진에 따른 중증 위험이 낮아지고 부작용 위험도 큰 폭으로 줄어든다”며 “현재 사전예약을 통해 접종 신청한 16~17세 중에서도 1차만 맞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교 현장은 오는 18일로 다가온 고1·2 백신 접종을 앞두고 긴장한 분위기다.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정책본부장은 “고3 중에서도 백신 접종 이후 부작용을 겪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어 학교에서는 접종을 권고할 수도 자제할 수도 없이 안내만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1·2의 경우 학업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 사전예약 신청 비율이 높을 수 있지만 12~15세는 이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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