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특성화고 학생 친구
“사장이 실습계획서에 없는 잠수를 지시했다고 한다”
한 요트 정박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중 숨진 여수 특성화고등학교 3학년생 고(故) 홍정운 군이 평소 물에 대한 공포증이 있었고 잠수 훈련도 단 한 차례만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홍 군의 친구 A 군은 홍 군이 실습계획서에 없는 일을 하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A 군은 “업체와 담당 계약서를 직접 쓰신 선생님이 말씀해 주셨다”라며 “승선 인원 확인하고 손님들에게 음료수나 이런 것들을 서비스하는 접대업무, 그리고 배 정박 보조와 청소하는 그런 일을 맡았다”고 전했다.
이어 “정운이는 항상 일찍 일을 나갔다. 그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일찍 나가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사장님이 아마 그 업무를 시킨 것 같다”며 업체 사장이 홍 군에게 요트 하부에 붙은 따개비 좀 따라고 지시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홍 군의 잠수 경험이 한 번에 불과하다며 “학교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 수업 때 트라우마가 생겨 물을 안 좋아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YTN과 인터뷰를 진행한 홍 군의 유가족에 따르면 홍 군은 스쿠버 다이빙 수업에 중도하차 할 정도로 물에 대한 공포증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아무리 생각해도 주위에 강압이 없었으면 얘 독단으로는 잠수를 할 수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진행자가 “따개비 따는 일은 고객 응대 서비스하고는 상관이 없는 것 아니냐”고 묻자 A 군은 “그 계약서에는 그렇게 안 쓴 줄은 알았는데 사장님이 시키니까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당시 홍 군이 밑으로 들어간 배가 약 7톤이라고 전한 A 군은 “들어간 것도 문제인데 장비라도 제대로 착용해야 되지 않겠냐”라며 “장비도 제대로 착용을 안 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A 군은 “잠수를 하려면 밑으로 잘 내려가라고 납 벨트를 착용한다. 정운이 몸 정도 되면 4~6kg만 차도 괜찮을 정도인데 12kg 나 차고 들어갔다”라며 “아마 사장님이 준 것 같은데 정운이는 몰랐으니까 착용하고 들어갔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어 “작업도 혼자 했다. 원래는 사장님이 보고 있어야 하는데 그것도 안 보고 있었던 거로 알고 있다”며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꼭 바라는 것이 있다면 어른들이 나중 일로 생각하고 미루지 마시고 바로 제도를 바꿔줬으면 한다”라며 철저한 감독과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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