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 원 이상의 조성비용이 투입된 서울대 평창캠퍼스가 기대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을 연지 8년이 지났지만 산학협력 및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평창캠퍼스 본연의 조성 취지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관악, 연건, 시흥캠퍼스에 이어 서울대의 네 번째 캠퍼스인 평창캠퍼스는 ‘그린바이오 분야의 동북아 대표 허브’를 목표로 조성돼 2014년 처음 문을 열었다. 토지면적 278만㎡에 달하는 평창캠퍼스는 2040년까지 입주 기업 40개와 상주인력 5000명을 목표로 삼고 있다.
14일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실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평창캠퍼스 산학협력동의 공실률은 49%에 달한다. 36만㎡ 규모 산학협력단지에는 현재 11개 기업만 입주해 있으며 해당 기업들에 출퇴근하는 직원 수를 모두 합해도 58명에 불과하다.
서울대가 자체적으로 제조하는 두유 브랜드인 ‘대학두유’ 소속 직원 17명을 제외하면 기업당 평균 4.1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는 직원이 1~2명밖에 출근하지 않는 기업들도 있었다. 강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평창캠퍼스가 산학협력도, 지역 경제 활성화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엄청난 예산과 넓은 시설을 활용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평창캠퍼스에 입주한 한 기업의 대표 A 씨는 동아일보에 “평창캠퍼스가 너무 멀어 물류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산학협력단지 원장을 맡고 있는 임정빈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는 “평창군이 서울에서 차로 두 시간 넘는 거리에 있다보니 기업들이 입주를 꺼리는 측면도 있다”며 “입주 기업 직원 등에 대한 주거 문제도 해결해야할 과제”라고 밝혔다.
평창캠퍼스에서 2012년 이후 진행한 지역경제협력사업도 5가지가 전부다. 이마저도 2개 사업은 공모에서 탈락했다. 서울대가 공모탈락한 사업에 지출한 총 사업비는 75억 원에 달한다. 평창군 관계자는 “평창캠퍼스에 상주하는 인원이 300명에 불과해 지역경제 진작 효과도 미미하다”며 “좋은 연구실적을 두고도 지역경제협력이나 상품화에는 소홀해 지역경제에 별다른 기여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측은 평창캠퍼스가 아직 활성화 과정에 있다는 입장이다. 임 교수는 “8년의 시간은 실적을 축척해오는 기간이었다”며 “그린바이오 분야가 전망이 좋은데다 정부가 시행하는 그린바이오벤처 캠퍼스 사업에 선정되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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