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을 여러 대 소유한 아파트 주민이 경차 한 대를 이용해 주차 공간 2칸을 모두 차지한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다른 차량으로 늦은 시간에 귀가해도 주차를 편하게 할 수 있게끔 미리 자리를 맡아놓는 행동으로 보인다.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지난 14일 ‘아파트 2칸 주차’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A 씨는 “문제의 경차가 아침만 되면 선을 걸쳐서 (주차 자리) 2칸을 차지한다. 처음에는 급한 볼일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며칠간 저렇게 주차하더라”고 말했다.
지난 7일부터 2칸 주차한 경차 사진을 찍어오던 그는 “저녁 시간 때 보니까 경차는 앞으로 옮겨져 있고, 그 뒤에 준중형차가 주차돼 있었다. 이때까지는 몰랐는데 수일째 지켜본 뒤 두 차가 같은 집 차량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실제로 그가 공개한 사진 속 경차는 오전 시간대 주차 공간을 2칸 차지한 모습이다. 하지만 오후가 되면 정상 주차돼 있었다. 이때 경차 뒤에는 준중형차 한 대가 서 있다.
A 씨는 뒤늦게 경비실을 통해 해당 차주가 차량을 3대나 소유한 사실을 듣게 됐다. 그는 “관리사무소에 가서 얘기하니 조치가 안 되어서 반 포기 상태라고 하더라. 다 같이 사는 아파트에서 자기만 편하자고 저러는 걸 보니 화가 난다”고 분노했다.
글을 본 이들도 “왜 저러고 사는지 모르겠네”, “답이 없는 사람 같다”, “혼자 대응하기에는 너무 힘들 것 같다. 정식으로 입주민회의에 의견 제기했으면 좋겠다”, “어이없고 양심 없는 사람이네” 등 비난했다.
최근 커뮤니티를 통해 ‘무개념 주차’ 고발 글이 연일 올라오고 있지만,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아파트 주차장 등은 도로에 해당하지 않는 사유지라는 이유로 강제 행정 조치가 불가하다. 이에 법안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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