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자매’는 16일 오후 9시45분께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같은 날 오후 11시45분 출발하는 터키 항공 TK091을 이용, 이스탄불을 경유해 그리스로 향한다.
쌍둥이 자매는 한때 V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였지만 최근엔 ‘도망자 신세’가 됐다.
둘은 지난 2월 학창시절 폭행을 저질렀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이후 전 소속팀 흥국생명은 쌍둥이 자매와 계약을 포기했고, 국가대표팀에서도 제명됐다. 국내 무대서 뛸 길이 막힌 둘은 행외 진출을 추진, 국제배구연맹(FIVB)의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 동의를 얻어 PAOK(그리스)와 입단 계약에 합의했다.
이들은 지난 12일 주한그리스대사관에서 취업비자를 발급받으며 그리스 진출을 위한 모든 서류적 준비를 마친 뒤 이날 그리스로 떠났다.
그동안 노출을 피했던 쌍둥이는 이날도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뒤 10분 여 동안 수속과정을 밟고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출국장을 통과했다.
둘은 “한 마디만 해 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후에는 인터뷰에 답하지 않았다.
다만 이다영은 출국장을 통과하기 직전 취재진이 한 번 더 몰려들자 균형을 잃고 쓰러지는 사고가 있었고, 이후 공항을 찾은 지인에게 “(사진에 찍히지 않게) 앞을 좀 가려달라”고 말하며 몸을 움츠리고 출국장으로 향했다.
이날 함께 공항을 찾은 둘의 어머니 김경희씨는 취재진들이 몰려들자 쌍둥이에게 “왜 고개 숙여, 고개 숙이지 말고 걸어, 끝까지 정신 차려야 된다”고 외쳤고, 취재진을 향해선 “이건 아니다. 진짜 너무들 하신다”며 답답함을 표했다.
두 딸을 출국장으로 보낸 뒤 기자들 앞에 선 김경희씨는 “여기 온 기자들 중 단 한 명이라도 우리에게 진실이 무엇인지 물어본 적 있었느냐”며 호소했다. 하지만 “그러면 진실이 무엇인지 말을 해 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을 피한 뒤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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